광주 FC가 선수들의 가족과 같은 조화로 16개 구단 중 유일하게 무패 행진을 기록 중이다.
광주는 지난 1일 광주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5라운드 강원 FC와 홈 경기서 1-1로 비겼다. 같은 시·도민 구단과 승부서 이기지 못하고 비긴 것이 대수냐고 지적할 수도 있지만 0-1로 지다가 극적으로 비긴 만큼 선수들의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을 칭찬하기에는 충분했다.
극적인 동점골의 주인공은 복이(25)였다. 복이는 패색이 짙던 후반 48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강원 수비수의 머리에 맡고 나오자 재빠르게 잡아 오른발로 연결, 강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재밌는 이름을 가진 복이는 한국 선수가 아닌 본명이 보그단 밀리치인 유고슬라비아 선수. 201cm라는 K리그 최장신을 자랑하는 선수로 이번 시즌을 앞두고 광주에 합류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4라운드까지 골이 터지지 않았다. 단 도움이 2개 있었을 뿐이었다. 득점이 내세워야 할 외국인 공격수에게 아쉬움이 남는 상황.
하지만 복이는 조급함, 그리고 부담감과는 거리가 멀었다. 대다수의 외국인 선수들처럼 골만을 노리는 선수가 아니라 팀의 승리를 제 1순위로 삼았기 때문. 복이의 이와 같은 모습에는 이유가 있었다. 광주에 합류하기 전 테스트를 받을 때부터 광주 동료들의 아낌없는 도움에 감명을 받아서다. 이 때문에 복이는 광주와 계약을 맺기로 결심했다.
광주 선수들의 지원은 복이의 입단 후 더욱 적극적으로 변했다. 외국인이라는 경계는 이미 그들 사이에 없었다. 마치 한 가족과 같은 모습으로 좋지 않은 일에는 감싸고 다독였다. 복이가 4경기서 골을 넣지 못하는 건 상관이 없었다. 오히려 팀의 연승을 발판으로 그들 사이가 돈독해졌다.
최만희 광주 감독은 이번 시즌 광주의 축구를 '비빔밥 축구'로 정의했다. 최 감독은 한 번의 경기를 나물로 비유, 40개의 나물이 모여 한 시즌이라는 비빔밥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그라운드서 뛰는 11명의 선수들과 벤치, 그리고 2군의 선수들 모두가 나물이 되어 광주라는 비빔밥을 완성시켰으면 하는 뜻이기도 했다.
3승 2무 리그 2위. 이것이 현재의 광주의 모습이다. 걱정하던 2부리그 강등은 멀어진 지 오래다. 지금까지의 조화와 짜임새라면 광주의 비빔밥은 40번의 경기를 치르기도 전에 모양새를 갖추는 것도 무리가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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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