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의 향기를 닮은 나윤권이 가요계에 노크했다. ‘중독’, ‘기대’, ‘나였으면’ 등 대한민국의 많은 남성들의 워너비 보이스를 가진 나윤권이 이번엔 새로운 변신을 했다.
나윤권이라 하면 잔잔하고도 호소력있는 목소리로 상처 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노래를 떠올린다. 하지만 5년만에 작곡가 김형석의 품으로 돌아온 나윤권의 이번 컴백은 조금 다르다. 기존 나윤권 스타일과는 다른 빠른 곡으로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곧 발매될 나윤권의 앨범 ‘아름다워’에는 나윤권의 기존 색을 잘 나타낸 ‘세상에서 가장 슬픈 말’과 ‘아름다워’라는 빠른 템포의 곡이 담겼다. 나윤권이 주로 활동하게 될 곡 ‘아름다워’는 데뷔 9년 만에 처음으로 안무를 가미한 빠른 노래다. 나윤권은 그동안 주변에 소원했던 가족, 연인, 팬, 친구, 동료 등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이 같은 곡을 기획했다.

최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난 나윤권은 다정한 미소로 기자를 맞고 “어떤 커피로 하시겠느냐”고 물었다.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그의 히트곡 ‘기대’나 ‘나였으면’ 등에서 느낀 감성이 전해지는 듯 했다. 데뷔 9년차를 맞고 여유로움이 느껴졌던 나윤권의 첫 인상이었다.
“제가 벌써 9년차인가요? 몸으로 와 닿는 것은 없어요. 활동을 활발하게 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제 스스로도 오래했다고 생각이 들지 않아요. 다만 요즘 방송국에 가면 어린 친구들이 많아서 그럴 땐 ‘내가 오래 활동했구나’하고 느낄 뿐이죠. 하하”

그렇다. 나윤권의 목소리는 익숙한데 그의 얼굴은 방송에서 자주 보지 못했다. 인터뷰 내내 친구와 수다 떨듯 자연스런 대화가 오고 갈만큼 수려한 입담을 가진 그인데, 왜 방송에 자주 나오지 않았던 것일까.
“신인 때는 여러 예능에 나가기도 했어요. 하지만 나가봐야 제가 나온지도 모를 뿐더러 저는 음악하는 사람인데 개인기를 하기가 좀 어색하더라고요. 하지만 토크쇼는 좋아했어요. 이야기하는 걸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술집보다는 카페에 더 많이 가요. 저는 항상 에스프레소고요.(웃음)”
나윤권은 자신을 발탁해 데뷔시킨 작곡가 김형석과 최근 5년 만에 다시 계약을 맺었다. 나윤권은 김형석을 삼촌이라 칭한다며 그와의 재회에 대해 털어놨다.
“첫 가수 생활을 삼촌이랑 했죠. 그러다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저는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됐어요. 3년 정도 다른 작곡가분들과 만나며 공부해보라고 하셨죠. 그러다 최근 삼촌이 제게 다시 계약을 제안해왔고 저도 좋다고 했어요. 삼촌이 저를 발탁하고 다른 회사에 뒀다는 것 때문인지 미안한 마음이 있으신 가봐요. 저는 그저 다시 만나서 음악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 행복할 뿐인데.”
나윤권은 올 해 공익근무요원으로서 군 복무 대체를 시작하게 된다. 아직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번 앨범이 군 복무 전 마지막 활동인 것은 확실하다. 이에 그는 “그 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을 보이겠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대중들에게 저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군 복무를 하고 싶었어요. 언제 가야 될 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음악 작업도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죠. 하하. 이번 곡 ‘아름다워’로 제가 난생 처음 춤을 추며 무대에 서는데 조금 걱정이 돼요. 춤이 제 마음대로 잘 되지 않네요.”
나윤권은 ‘아름다워’에 생각보다 많은(?) 춤 동작에 난감해 했다. 김형석의 말로는 분명 적당히라고 했다는데 자신이 생각하기엔 너무 과하게 안무가 삽입됐다는 것이다.

“빠른 곡이니까 약간의 안무가 있어도 괜찮겠다 싶었죠. 봄을 맞아서 많은 분들이 제 노래를 듣고 나들이를 떠나고 싶어하셨으면 좋을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막상 연습실에서 안무가 선생님이 시범을 보이는 걸 봤는데 후회가 밀려왔죠. 내가 과연 이걸 할 수 있을까. 요즘 가장 큰 고민이 바로 안무라니까요?”
나윤권이 무대에서 춤을 춘다니 그를 롤모델로 삼는 많은 학생들에게는 다소 충격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롤모델 대폭 변경이 예상된다”며 걱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나윤권이 활동하는 곡 ‘아름다워’는 밝은 가사에 전체적으로 봄이 느껴지는 곡이다. 어쩐지 이번 무대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나윤권이 현재 배우 한설아와 알콩달콩 열애 중이기 때문이다.
“여자친구와 지난 해 9월 사귀었어요. 동갑인데 저와 생각도 잘 맞고 같이 있으면 정말 행복해요. 그런 것들이 이번 무대에서 진심을 담아 노래하는 데 보탬이 많이 될 것 같아요.”
나윤권은 자신의 음악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
“제 음악은 공개대에요. 음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후크송을 부르는 가수도 아니고 퍼포먼스를 하는 가수도 아니기 때문에 저는 듣는 분들께 공감을 줘야해요. 그저 제 노래를 듣고 위안이 되면 좋겠어요. 기교스러운 음악이 아닌 가슴으로 느껴지는 그런 음악을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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