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새 월화드라마 ‘결혼의 꼼수’(극본 박형진, 연출 이민우)가 배우 강혜정, 이규한의 호연 속에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1일 오후 ‘결혼의 꼼수’ 첫 회가 방송됐다. 여자에겐 지성도 책임감도 없다고 생각하는 이강재(이규한)와 신이 대충 만든 불량품이 남자라고 믿는 유건희(강혜정)가 직장 상사와 부하직원으로 만났다. 휴대폰에 이강재라는 이름 대신 '언젠간 죽는다'고 입력한 유건희는 상사에게 한 방을 먹일 날만 기다리고 있다.
이강재는 국내 최고식품회사 상차림 대표의 아들로 신분을 속이고 경영 수업 중이었다. 김치사업부 출범 프로젝트에 투입됐던 그는 유건희의 치명적인 실수로 미국 알래스카 지사로 좌천될 위기에 처했다. 이때 텔레비전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친정김치의 소유주 소두련 여사와 그의 둘째딸 유건희가 등장했다. 미국에 가지 않을 묘안을 떠올린 이강재는 아버지를 찾아가 유건희와 힘을 모아 친정김치, 상차림의 합병을 이뤄내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첫 방송을 앞두고 강혜정이 연기하는 강한 자존심의 소유자, 악바리 유건희의 모습이 어떻게 비칠까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1년여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강혜정은 보디라인이 드러나는 스키니 가죽 팬츠와 스판덱스 소재의 민소매 셔츠를 입고 날라 차고 돌려 차고 찍어 차는 화려한 액션 신으로 시작을 알렸다. 그는 고성이 오가는 이규한과의 연기 호흡 속에서도 속은 한 없이 여린 유건희를 표현하는데 주력했다.
로맨틱 코미디의 흔한 존재인 까칠한 재벌2세 캐릭터 이강재를 맡은 이규한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까칠하고 약간의 지병이 있으면서 한 여자밖에 모르는데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고 말할 경우 ‘시크릿 가든’의 현빈이고 괴팍하고 비정상이면서 한 여자한테 집착을 하는데 현실감 없는 외모를 가졌으면 ‘발리에서 생긴일’ 조인성이다. 이래저래 틀에 박힌 재벌 2세를 울궈 먹기할 가능성이 농후했다. “저 남자를 한 번에 꼬시면 내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겠어요.” 흰소리를 했다 큰 코 다친 이강재는 정말 미친 사람처럼 랩을 하면서 덩실덩실 춤을 췄다. “비상사태에 정상 출근이라니 여유가 있네. 지나친 여유는 싸가지가 없어보이는데”라며 정말 얄밉게 웃는 모습은 이규한이 그리는 재벌 2세의 틈새시장이었다.
비밀스러운 이야기는 로맨틱 코미디에 어울리지 않는다. 스릴러, 서스펜스도 아니고 두근두근 설레는 내러티브에 친절한 설명이 더해져야 부담없이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다. 미국을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에 친정김치와의 합병에 자존심까지 버리기로 작정한 이강재와 일보다 가족이 우선이라는 어머니의 잔소리에 “그건 아빠한테 할 소리 아니었냐”고 응수하는 유건희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 가족에게 받은 상처로 여자를 하대하고 남자를 혐오하는 인격을 갖게됐다는 사실을 직접적으로 설명했다. 인생의 기억 곳곳에 숨어 있는 상처가 극단적인 두 캐릭터를 정당화했다.
한편 ‘닥치고 꽃미남 밴드’의 바통을 이어받은 ‘결혼의 꼼수’는 결혼에는 도통 관심 없는 모태솔로 커리어우먼과 까칠한 재벌남의 아찔한 연애담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 ‘뉴하트’, ‘메리대구 공방전’, ‘여우야 뭐하니’, ‘영웅시대’를 연출한 이민우 감독과 드라마 ‘신파를 위하여’, ‘드라마스페셜-이유’, ‘전설의 고향-계집종’을 집필한 박형진 작가가 힘을 모았다. 이와 함께 영화 ‘파파’의 최윤만 촬영 감독이 합류했으며 이민우 감독과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연을 맺은 가수 김현중이 ‘결혼의 꼼수’ OST에 참여해 화제가 됐다. ‘결혼의 꼼수’는 앞으로 8주에 걸쳐 매주 월, 화요일 밤 11시 전파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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