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시범경기 성적 의미 無…목표는 우승 뿐"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04.03 06: 17

9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국민타자' 이승엽(36, 삼성)이 국내 무대를 평정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이승엽은 시범경기에 11차례 출장, 타율 4할2푼9리(42타수 18안타) 2홈런 7타점 4득점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이승엽은 2일 OSEN과의 인터뷰를 통해 "처음에는 페이스가 늦게 올라 오는 것 같아 걱정했었는데 경기를 치르면서 조금씩 배트 스피드도 좋아지고 타격 밸런스도 잡히는 것 같아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고 정규 시즌을 시작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시범경기를 치른 소감을 밝혔다.
현재 컨디션에 관한 물음에 "거의 80~90% 정도 올라 왔다. 조금만 더 힘을 모을 수 있는 스윙을 한다면 완벽한 상태로 정규 시즌에 돌입하지 않을까. 경기를 하면서 100%까지 될 수 있으니까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승엽은 시범경기 4할대 맹타를 휘둘렀지만 의미를 두진 않았다. 그저 "중요한 건 정규 시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다. 굳이 의미를 둔다면 준비 과정에서 기분좋게 정규 시즌을 시작하는 정도"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승엽의 올 시즌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 뿐. 그는 "우리 팀이 작년에 3관왕을 달성했는데 내가 가세한 뒤 우승을 하지 못한다면 엄청난 부담이 될 것 같다.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다. 우승만이 정답"이라면서 "개인 성적에 대해서는 큰 욕심이 없다. 부상없이 경기에 출장해 승리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면 내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다음은 이승엽과의 일문일답.
-정규 시즌을 앞두고 최종 모의고사를 마쳤다. 시범경기를 치른 소감을 듣고 싶다. 
▲처음에는 페이스가 늦게 올라 오는 것 같아 걱정했었는데 경기를 치르면서 조금씩 배트 스피드도 좋아지고 타격 밸런스도 잡히는 것 같아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고 정규 시즌을 시작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지난달 9일 전훈 캠프를 마친 뒤 100점 만점에 35점이라고 했었다. 지금은 몇 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은가.
▲점수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거의 80~90% 정도 올라 왔다. 거의 다 됐다고 보는데 조금만 더 힘을 모을 수 있는 스윙을 한다면 완벽한 상태로 정규 시즌에 돌입하지 않을까. 현재 80~90% 정도니까 경기를 하면서 100%까지 될 수 있으니까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9년 전과 비교했을때 투수들의 공배합은 어떠한가.
▲많이 변했다. 예전보다 변화구 구사 비율도 높아졌고 구종도 다양해졌다. 그리고 몸쪽 승부도 늘어났다. 이런 건 일본에서도 많이 해봤으니까 당황스러운 건 아니다. 하던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시범경기지만 4할대(.429) 고타율을 기록했다. 
▲아무런 의미가 없다. 중요한 건 정규 시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다. 굳이 의미를 둔다면 준비 과정에서 기분좋게 정규 시즌을 시작하는 정도다. 한편으로는 걱정을 덜어낸다고도 볼 수 있다. 시범경기니까 상대팀에서도 나를 테스트하지 않았을까. 그냥 기분이 좋은 정도다. 
-류중일 감독은 "2003년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세우던 승엽이의 모습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승엽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 어느덧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어디선가 나에 대해 '노장'이라고 표현했던데 노장의 기준에 대해 잘 모르겠지만은 노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분명히 8~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기에 그때와 똑같다고 할 순 없다. 그렇지만 '노장이니까 배트 스피드가 떨어졌다'는 평가는 인정 못한다. 그건 선수 본인이 어느 만큼 몸관리를 하고 컨디션에 따라 달라진다. 모든 건 시즌이 끝난 뒤 결과로 드러날 것이다. 노장이라는 표현이 반갑지만은 않다. 내 나이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선수라고 하면 좋을 것 같다.
-덕아웃에서 분위기 메이커로 변신했는데. 
▲분위기 메이커보다는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을 하고 싶었던 것일 뿐이다. 내가 외부에서 왔으니까 의식적으로 하는 건 아니다. 나는 누가 하라고 한다고 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나 스스로 즐거워 하는 것이다. 8년간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워낙 조용하게 있다 보니 그런 면도 있다. 나는 야구장 밖에서는 조용한 편이지만 그라운드에서는 의외로 활발한 편이다. 선수들과 함께 하면 답답했던게 뻥 뚫리는 기분이다. 정규 시즌이 시작되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겠지만은 일부러 하는 건 아니다.
-지난달 22일 목동 넥센전서 깜짝(?) 도루를 선보였다. 정규 시즌에서도 상황에 따라 뛸 것인가. 
▲뛸 상황이 된다면 뛰어야 하지 않겠나. 투수가 주자를 신경쓰지 않고 다리를 번쩍 들고 타자에게만 집중하는데 가만히 있을 순 없잖아. 잘 아시다시피 내가 원래 도루를 많이 하는 선수는 아니다. 그렇기에 성공률 100%가 아니면 시도하면 안된다. 무조건 성공한다 싶을때 벤치에서 사인이 나오지 않을까. 나 스스로 사인없이 뛰진 않을 것이다.
-이승엽이 보는 4번 최형우는 어떠한가.
▲예전에 알던 형우와는 다르다. 지금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다. 예전에 양준혁, 마해영 선배님이 계셨을때 내게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돼 부담스러웠던 적이 많았다. 선수 개인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다면 팀이 좋아질 수 없다. 스포트라이트가 분산된다면 팀 입장에서는 플러스라고 생각한다. 일종의 심리적인 부담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타석에 들어설때마다 관중석에서 함성이 쏟아진다. 감회가 새로웠을 것 같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 팬들의 성원 속에 '정말 이곳에 오길 잘 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런데 처음에 몇 번은 그랬는데 조금씩 줄어드는 것 같다.(웃음) 내게 집중되지 않고 분산돼야 한다. 삼성 라이온즈가 이승엽의 팀이 아니다. 그리고 내가 이끄는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함께 이끌어간다. 삼성의 이승엽이다.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대해주셨으면 좋겠다. 어떻게 보면 그동안 나는 과분할 만큼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으니 젊은 선수들이 관심을 받으면 좋지 않을까. 
-7일부터 133경기의 대장정이 시작된다. 
▲팀이 우선이다. 우리 팀이 작년에 3관왕을 달성했는데 내가 가세한 뒤 우승을 하지 못한다면 엄청난 부담이 될 것 같다.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다. 우승만이 정답이다. 그러나 워낙 좋은 팀들이 많아 우승을 향해 가는 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팀이 우승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우리 팀이 작년에도 강했지만 올 시즌 더욱 강한 팀이 될 수 있도록 야구장 안팎에서 내가 해야 할 부분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어떻게 하면 팀이 더 강해질 것인지 곰곰이 생각하면서 행동으로 옮겨 반드시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앞서 말했지만 개인 성적에 대해서는 큰 욕심이 없다. 10년 전의 이승엽이 아니다. 홈런 몇 개 치겠다 또는 어느 정도 성적을 올리겠다는 건 내겐 의미가 없다. 부상없이 경기에 출장해 승리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면 내 역할을 다 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수치상 성적은 말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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