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이 시즌 내내 강조한 빠른 패스가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전에서는 나올까?.
포항이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있다. 3일 저녁 8시 포항 스틸야드서 애들레이드와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3차전 홈 경기를 갖는 것. 현재 포항은 1승 1패로 골득실까지 부뇨드코르(우즈베키스탄)과 같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조 3위에 그치고 있다.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1위 애들레이드를 잡고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사실 애들레이드가 2승 4골 1실점으로 E조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그렇게 전력이 좋은 팀은 아니다. 애들레이드는 이번 시즌 호주 A리그서 10개 구단 중 9위에 그친 팀. 27경기서 26득점 44실점으로 공·수 밸런스가 무너진 것.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애들레이드는 리그를 포기, AFC 챔피언스리그에 전념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달 말을 마지막으로 호주리그가 끝난 만큼 애들레이드는 모든 초점을 포항전에 맞춰 놓고 있었다.

일단 황선홍 감독은 애들레이드가 공격력이 좋지 않은 만큼 전형적인 수비 전술로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황 감독은 "상대의 수비 밸런스가 좋다. 그리고 큰 키를 활용한 세트피스와 스피드를 가미한 역습도 뛰어나다. 결국 상대의 두터운 수비를 깨트리는 게 승부의 관건이다"고 말했다.
애들레이드도 같은 생각이다. 루시아노 트라니 애들레이드 수석코치는 "수비에 안정을 두고 상황에 맞는 공격을 펼치겠다"며 "중원에서의 압박 플레이는 포항의 강점이다. 문전으로 향하는 패스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우리도 압박을 구사하겠다. 포항의 공격을 역으로 이용해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했다. 즉 선수비 후역습의 공격을 전개하겠다는 뜻이었다.
포항으로서는 상대의 수비를 파괴함과 동시에 애들레이드가 역습을 시도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문전에서 슈팅까지 이어가 상대가 역습을 펼칠 시간을 없애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정이 중요하다. 상대가 큰 키를 자랑하는 만큼 긴 볼 패스는 무의미하다. 결국에는 짧은 패스가 필요하다는 소리.
포항은 지난 2월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3월까지 팀의 전술적인 변화를 테스트했다. 그 과정에서 잡음도 많았지만 결국 최근에서야 효과가 나오고 있다. 리그 2연승이 그 결과. 포항은 지난 시즌처럼 짧은 패스 위주로 경기를 펼친다. 하지만 짧은 패스만으로 상대를 무너뜨릴 수 없다는 것을 판단한 황선홍 감독은 여기에 스피드를 추가했다. 짧고 빠른 패스라면 상대가 수비적으로 나온다고 하더라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포항은 지난달 상주전과 전남전에서 그러한 모습을 잘 보였다. 빠른 패스 플레이로 공격 전개가 매우 빨랐다. 그런 모습이 애들레이드전에서도 보여준다면 반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은 충분하다. 하지만 패스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중단되는 것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 포항은 지난 2차전 부뇨드코르전(0-2 패배)에서 패스가 중간에 끊길 경우 어떤 상황이 나타나는지 절실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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