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직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전체 1순위 '슈퍼루키' 한화 내야수 하주석(18)은 지난 3일 성균관대에서 열린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서 톡톡 튀는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한화 신인 대표로 참석한 이 자리에서 하주석은 "딱딱한 얘기 말고 재미있게 해보겠다"며 콤플렉스가 될 수 있는 여드름 이야기를 먼저 꺼내며 "선배님들이 여드름 만큼 안타 치면 200개를 친다고 하셨다"는 말로 주위를 빵 터뜨렸다.
이어 "그 정도는 못 치더라도 팀에 꼭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한 뒤 "올해 사직에서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주어가 빠진듯한 하주석의 사직 발언에는 과연 어떤 숨은 의미가 있을까. 하주석은 "두 가지의 의미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첫째는 개막전과 4월 승부를 의미한다. 한화는 7~8일 롯데와 사직구장에서 개막 2연전을 갖는다. 하주석은 "우리팀이 작년 4월에 부진했다. 올해는 4월 시작부터 겨울 동안 연습한 것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의미다. 나 뿐만 아니라 우리팀 모두가 사직 개막전부터 잘하겠다는 의미였다"고 말했다.
한화는 지난해 4월 한 달간 6승16패1무 승률 2할7푼3리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5월 이후 대반전을 연출했지만 결국 4월 성적에 발목이 잡혀야 했다. 올해는 한대화 감독이하 선수단 모두 "4월부터 승부를 걸자"고 합심했다. 신인 하주석도 팀 전체의 의지와 의미를 제대로 읽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의미가 있다. 바로 아시아시리즈에 대한 염원이다. 하주석은 "올해 부산에서 아시아시리즈가 열린다고 들었다. 아시아시리즈에 나가고 싶다는 의미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올해 아시아시리즈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개최되는 것으로 잠정 결론났다.
아시아시리즈 출전은 한국시리즈 우승팀에게 주어지는 특권이다. 하주석의 "사직에서 보여주겠다"는 발언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뒤 아시아시리즈까지 진출해 사직구장에서 그 결실을 맺겠다는 당찬 의지의 표현이다. 한대화 감독도 이날 "4강을 목표로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런데 왜 하주석은 두 가지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일까. 그는 "너무 떨려서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원래 고교 시절에는 인터뷰를 잘하는 편이었는데 프로에 오니 말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럽다"며 쑥스러워했다. 아직 스포트라이트가 어색한 신인이지만 가슴 한 켠에는 조금씩 프로의 마인드가 자라나고 있다.
시범경기 11경기에서 23타수 5안타 타율 2할1푼7리 3타점을 기록한 하주석은 1군 개막 엔트리 진입이 유력하다. 한대화 감독은 "유격수 뿐만 아니라 2루와 3루까지 내야 백업으로 쓰겠다"고 공언했고, 하주석도 "어느 위치든 가리지 않고 시켜주시는 대로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는 신인다운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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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지형준 기자/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