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감독들이 신중한 자세로 2012시즌 구도를 이야기했다. 부상이나 여러 변수가 있는 만큼 쉽사리 페넌트레이스를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12 페넌트레이스 열전을 펼칠 8개 구단의 변수는 무엇일까.
지난 3일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서 8개 구단 감독들은 저마다 지난해 통합우승팀 삼성 라이온즈의 강세를 점치면서도 ‘8강이 될 수도 있고 8중, 8약이 될 수도 있다.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양승호 롯데 감독이 KIA, 한대화 한화 감독이 SK, KIA를 추가로 언급하기는 했으나 대체로 ‘누가 올라가고 누가 떨어질 지 모른다’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일단 주전 선수들의 부상 및 전열 이탈은 누구나 꼽기 쉬운 변수임에 분명하다. 2009년 SK 정도를 제외하고 주전 선수들이 줄부상으로 이탈했던 팀이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예는 거의 전무했다. 2009년 우승팀 KIA도 마무리 한기주가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을 뿐 큰 이탈 변수는 없었다. 기본적으로 윤석민-아킬리노 로페즈-양현종-릭 구톰슨의 선발진이 강했고 한기주의 이탈을 잠수함 유동훈이 훌륭히 막아냈기 때문에 우승까지 성공했다.

“선발진이 안정된다면 삼성과 함께 KIA가 양강으로 꼽힐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 양승호 감독의 이야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KIA는 외국인 투수 두 명을 모두 새로운 얼굴로 교체했고 좌완 선발 양현종이 전지훈련 도중 부상으로 중도귀국했던 바 있다. 선발 카드 두 개가 물음표이고 하나가 가세 전력인 만큼 ‘안정된다면’이라는 조건을 붙인 셈이다. 김광현이 복귀를 준비 중인 SK와 무릎 수술 후 6월 복귀 예정인 정대현을 보유한 롯데도 가세 전력을 통한 상승세를 노릴 수 있다.
경기 외적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미디어데이 자리서 ‘원조 코리안 특급’ 박찬호(한화)는 ‘홈 구장의 악재’를 언급했다. 현재 홈 구장인 대전구장이 리모델링 중이라 보조구장 격인 청주에서 홈경기를 치르고 있는 한화는 최소 5월까지 청주를 홈으로 써야 한다. 그동안 한화 선수단은 청주 소재 호텔에서 홈 경기를 준비하게 된다.
아무리 좋은 시설의 호텔을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원정 경기나 마찬가지. 한화가 최소 첫 두 달간은 계속 원정 경기를 치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엄청난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청주구장의 시설은 둘째치고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에 굉장한 어려움을 겪게 되기 때문이다. 박찬호의 고향팀 입단과 김태균의 복귀, FA 송신영 영입으로 스토브리그 승자가 되는 듯 했던 한화의 고비는 시즌 초반이 될 수 있다.
반면 스토브리그-비시즌 전력 누수가 컸던 LG의 내부 변수도 주목할 만 하다. 조인성(SK), 송신영, 이택근(넥센)이 잇달아 이적하고 박현준, 김성현이 경기조작 사태로 퇴출된 LG는 객관적 전력에서 최약체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팀 내 유망주들 입장에서 ‘열심히 하면 나도 주전이 될 수 있는’ 환경으로의 변모와도 같다.
김기태 신임 감독이 2년 간 2군 감독으로 재임한 만큼 유망주들의 장점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은 대이변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2004~2005시즌 김경문 현 NC 감독 부임 초기 두산도 정수근, 심재학 등 주전 선수들의 잇단 이적과 병풍 직격탄으로 최약체 분류되었으나 플레이오프 진출,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백업 선수들의 동기 부여를 통한 전력 상승폭이 컸고 팀워크가 탄탄하게 구축되었기 때문이다.
시즌 전 야구 전문가들의 평가가 완전히 맞아 떨어진 예는 사실 찾아보면 그리 많지 않다. 긍정적-부정적 변수가 산재한 2012시즌 누가 악재를 이기고 호재를 잘 이용하며 패권을 잡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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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