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시즌 LG는 이대형과 정성훈의 활약에 따라 팀 공격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대형과 정성훈은 올 시즌 LG 타선의 핵이다. 이대형은 박용택과 함께 1번 타자로서 팀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할 예정이며 정성훈은 4번 타자 해결사로 나선다. 국가대표급 좌타라인을 자랑하는 LG의 타선이 폭발력을 더하려면 둘의 활약은 필수다.
리그 최고의 대도(大盜) 이대형에게 올 시즌은 탈환의 해다. 지난 시즌 4년 연속으로 지켜왔던 도루 부분 타이틀을 부상으로 빼앗겼다. 지난해 5월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도중 왼쪽 어깨 부상을 당했고 약 한 달 후 출장을 감행했지만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었다.

결국 팀의 주전으로 자리 잡고 나서 최악의 성적인 타율 2할4푼9리, 출루율 3할1푼을 올렸고 부상으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자제하면서 도루 성공률도 66.7%에 그쳤다. 당시 이대형이 빠지자 팀 공격 전체도 침체에 놓였다. 이대형이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 경기당 5점을 올리던 LG 타선은 이대형이 팀을 떠난 약 5주의 기간 동안 4.12점을 냈다. 팀 도루는 67개에서 14개로 급락했다.
일단 올 시즌 전망은 밝다. 비시즌에도 부단히 훈련에 임했고 김무관 타격코치의 지도 아래 최대 문제점인 타격 폼 수정에도 나서고 있다. 시범경기 타율 3할3리, 장타율 .485는 그냥 나온 성적이 아니다. 상체와 하체가 따로 움직이고 맞추는 데 급급했던 스윙에서 벗어나 중심이 잡힌 채 큰 타구를 만들 수 있는 확실한 스윙을 구사하고 있다. 분명 아직 과도기에 있지만 새로운 타격 폼이 습관이 될 때 이대형은 상대에게 대단히 위협적인 타자가 될 것이다.
김무관 코치는 이대형에 대해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 사실 지금도 연습 시에는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온다”며 “연습 때 나오던 타구가 시합에서 50%만 나와도 엄청난 성장을 이룩하게 된다. 다만 아직은 20% 밖에 나오지 않고 있다”고 시간이 흐를수록 이대형의 타격이 자리를 잡아가리라 전망했다.
이대형은 3할 초중반대의 출루율에도 60개가 넘는 도루를 기록해왔다. 정교한 타격 능력과 함께 장타력이 향상된다면 도루 숫자의 증가는 물론, 팀 전체의 득점도 기하급수적으로 상승될 것이다. LG 주장 이병규는 “전지훈련과 시범경기를 통해 (이)대형이가 많이 성장했다. 자주 출루하는 만큼 팀에 힘이 되는 선수기 때문에 대형이의 성장은 LG 전체에 반가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성훈은 14년 프로 경력 최초로 4번 타자 중책을 맡는다. LG 김기태 감독이 우타자를 4번 타자로 쓰기로 했고 결국 정성훈이 낙점됐다. 김 감독은 정성훈으로 하여금 홈런 20, 30개를 치는 거포를 바라는 게 아닌 1994시즌 한대화 현 한화 감독과 같은 해결사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1994시즌 LG가 우승한 당시의 한 감독은 타율 2할9푼7리로 3할에 미치지 못했지만 67타점을 기록했다.
정성훈은 LG가 영입한 역대 최고의 모범 FA다. LG 유니폼은 입은 2009시즌부터 세 시즌 모두 110경기 이상을 뛰었고 2010시즌을 제외하면 두 자릿수 홈런도 때렸다. 무엇보다 리그 정상급 수비로 이전까지 LG의 고질병이었던 핫코너 불안을 완전히 날려버렸다. 올 시즌 이후 다시 FA 자격을 얻는 만큼 개인적인 동기부여도 잘 되고 있다.
일단 시범경기 성적은 좋지 않았다. 타율 2할3푼3리에 그치며 4번 타자다운 위압감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김무관 타격코치는 긍정적인 시선을 유지했다. 김 코치는 “시범경기 기간 동안 워낙 추웠고 정성훈이가 추위에 약한 스타일이더라. 컨디션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며 “기술적으로 정성훈은 충분히 4번 타자를 볼 수 있는 타자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김 코치는 정성훈의 4번 타자 성패 여부를 마음가짐으로 꼽았다. 김 코치는 “4번 타선은 확실히 다른 자리다. 상대 투수가 어렵게 승부하는 만큼 쫓기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서면 안 된다”면서 “조바심이나 근심 같은 부분을 모두 떨쳐내야만 4번 타자다. 안 되는 부분은 정신력으로 극복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음가짐에 대한 전망은 청신호다. 정성훈은 특유의 긍정적 마인드로 4번 타자 자리 자체를 즐기려고 한다. 정성훈은 “그냥 4번 타자가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 어려운 일이라고 느끼면 더 안 된다”며 “단지 안타보다는 타점을 올리려고 집중하는 중이다”고 각오를 전했다.
그동안 LG 타선에는 강한 타자는 많아도 짜임새에선 아쉬움을 남겼었다. 좌타자가 편중된 것도 크게 작용했고 번번이 1번 타자와 4번 타자 자리에서 해답을 찾지 못했다. 올 시즌 LG의 이대형과 정성훈이 타선의 방아쇠를 마음껏 당기게 해줄지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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