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인삼공사-현대건설, '미쳐주는 선수' 나와야 한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04.04 09: 39

[OSEN=김희선 인턴기자] "미쳐 주는 선수가 없다".
통합우승을 노리는 KGC인삼공사와 지난 시즌 통합우승에 빛나는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이 챔피언결정전서 맞붙었다. 하지만 예측 불허의 긴박감 넘치는 승부라기엔 부족함이 있다. 경기의 흐름을 바꿔주는 소위 말하는 '미쳐 주는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열린 '2011-2012 NH농협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1, 2차전에서 KGC인삼공사와 현대건설은 1승씩 나눠가졌다. 얼핏 보면 팽팽한 접전처럼 느껴지는 전적이다.

하지만 경기를 들여다보면 어딘지 모를 아쉬움이 느껴진다. 챔피언결정전이 아니라 정규리그를 보는 느낌이다. KGC인삼공사는 '여자가빈' 몬타뇨를, 현대건설은 '삼각편대'를 앞세워 각각 1승씩 따냈다.
몬타뇨는 1차전 33점으로 맹폭하며 KGC인삼공사의 승리를 이끌었고 황연주-브란키차-양효진의 삼각편대는 보란 듯이 2차전에 45점을 합작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이들의 활약만으로는 부족하다. 당연히 제 몫을 해줘야하는 선수 외에도 '미쳐주는 선수'가 나와야 한다. 예상 외의 선수가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쳐줘야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분위기가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단기전에서 미쳐주는 선수의 존재는 승리를 판가름하는 변수로 작용한다.
그렇다면 과연 양 팀에서 누가 미쳐 줘야 할까. KGC인삼공사는 한유미(레프트) 현대건설은 염혜선(세터)의 활약이 필요하다.
V리그 여자부 최강의 용병 몬타뇨를 보유하고 있는 KGC인삼공사지만 '타뇨공사'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몬타뇨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 문제다. 실제로 몬타뇨는 1, 2차전 각각 49.2%, 50.5%의 공격 점유율을 기록하며 사실상 KGC인삼공사의 공격을 홀로 책임졌다.
현대건설로서는 막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지만 몬타뇨만 막으면 공격을 봉쇄할 수 있다는 공식이 성립된다. 따라서 몬타뇨의 공격 점유율을 낮춰주면서 상대의 수비를 동시에 흔들어주는 선수가 필요하다. 포스트시즌에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던 한유미가 적격이다. 1차전 때 13득점을 올리며 몬타뇨를 도왔던 이연주도 있다.
반대로 현대건설은 염혜선이 미쳐 줘야 한다. 삼각편대의 공격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염혜선이 정확하게 공을 세트해 줘야 한다. 실제로 지난 2차전서 염혜선은 70개의 세트를 올려 그 중 35개를 성공으로 이끌며 보이지 않는 숨은 공신이 됐다.
염혜선이 삼각편대의 입맛에 맞는 토스워크로 공격을 뒷받침하고 특유의 플로터 서브로 인삼공사의 리시브를 흔들어준다면 현대건설은 한결 편한 경기를 할 수 있다. 정규리그 이동 2위(성공률 53.15%) 속공 6위(성공률 47.65%) 김수지의 깜짝 활약도 기대해 볼 만하다.
물론 미쳐 주는 선수가 원하는 대로 나올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어느 순간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누군가가 등장한다면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은 더욱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어질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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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미-염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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