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해일이 한국의 벤자민 버튼이라 불릴 만큼, 시간을 거스르는 변화를 보여줄 예정이다.
영화 '은교'에서 노시인으로 변신해 관심을 끄는 박해일은 극중 20대, 50대, 70대를 아우르는 모습을 선보인다.본인의 연기 인생에 있어 가장 과감한 변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어서 '박해일의 인생 스포일러'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 그가 보여준 극명한 외모 변화가 마치 박해일이 서서히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보는 듯하기 때문이다.
박해일이 극중 노시인으로 변신한 모습은 스틸컷이나 예고편을 통해 공개돼 놀라움을 안겨줬다. 하지만 노인 뿐 아니라 20대 청년으로도 등장한다. 은교를 만나 자신의 젊은 시절을 그리워하고, 다시 젊어지고 싶은 이적요의 심정이 투영된 환상 장면을 통해서다.

실제로는 30대 중반의 박해일이지만, 짧은 머리와 고운 피부가 이제 갓 스물을 넘겼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순수한 청년의 모습을 엿보게 한다.
이적요의 집 한 켠에 걸려있는 사진 속 50대의 모습 역시 눈에 띈다. 중년의 이적요에게서는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드는 이에게서 느껴지는 평화로움과 청년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중후한 매력이 느껴진다.
특히 김태경 촬영 감독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찍은 이적요의 흑백사진에서는 카리스마와 더불어 시대가 존경하는 예술인으로서의 고뇌가 느껴진다. 깊게 파인 주름과 짙은 검버섯 등 어쩔 수 없는 세월의 흔적이 놀랍다.
특수분장을 통해 박해일을 30대에서 70대 노인으로 변화시킨 송종희 실장은 "같은 나이대지만 시간의 경과를 두고 두 가지 변화가 있어, 노인 분장을 한 모습으로는 총 세 가지 형태가 보여진다"라고 말했다.
시공을 초월한 변화무쌍한 연기를 펼친 박해일은 "걸음걸이나 습성들이 어느 순간 노인처럼 변해있어 다시 청년의 모습을 찍는 장면에서는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내 청춘이 어디로 갔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색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박해일, 김무열, 김고은 주연 영화 '은교'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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