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도 못 자고 미치겠다".
수화기 너머 들리는 박한이(33, 삼성 외야수)의 목소리에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박한이는 지난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 최종전에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으나 2회 김동주(두산 내야수)의 타구를 잡으려다 왼쪽 허벅지 뒷 근육(햄스트링)에 통증을 느껴 강봉규와 교체됐다. 박한이는 다음날 서주미르영상의학과에서 정밀 검진을 통해 근육이 4cm 가량 찢어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박한이는 4일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괜찮을리가 있겠나. 잠도 못 자고 미치겠다"고 한숨을 내뱉은 뒤 "걸을땐 별 이상이 없는데 가장 중요한게 뛸때가 문제다. 병원에서도 '타격 후 순발력을 내면서 1루를 향해 뛸때 통증이 심할 것'이라고 하던데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규시즌 개막전(7일)을 코앞에 두고 뜻하지 않은 부상을 입은 그는 "액땜? 그렇게 생각해야지. 어떻게 하겠나"고 씁쓸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후 대구구장에서 만난 류중일 삼성 감독은 "(박)한이 다쳤다. 그 녀석 참…"이라면서 아쉬움 섞인 한 마디를 내뱉었다. 시범경기 타율 3할7푼5리(32타수 12안타) 1홈런 4타점 8득점 맹타를 휘두른 박한이의 부상 공백은 류 감독이 추구하는 화끈한 공격야구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듯.
류 감독은 강봉규와 김헌곤을 박한이의 부상 공백을 메울 후보로 꼽은 뒤 상대 선발이 우완 투수일 경우 누굴 투입할지 고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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