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말아줘~ 잘~ 눌러줘~ 밥 알이 김에 달라 붙는 것처럼~" 반가웠다. 지난 2003년 톡톡 튀는 가사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김밥'을 부른 가수 자두가 4년만에 컴백했기 때문이다.
자두는 지난 2008년 이후 4년 만의 공백기를 깨고 싱어송라이터로서 대중 곁에 다가왔다. 자두는 지난 달 22일 미니앨범 '자두 레스토레이션'을 발매, 타이틀 곡 '1인분'을 들고 컴백했다. '1인분'은 자두 본인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담아낸 노래로, 실연에 상처받은 여자의 가녀린 마음을 절박하면서도 절제된 감성으로 잘 표현한 곡이다.
최근 자두는 서울 가로수길의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났다. 4년 만에 컴백한 자두는 반가웠지만 어딘가 조심스러웠다. 자두에게서 풍기는 여인의 향기와 아련하게 슬픈 감정들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이다. 4년 만에 컴백한 자두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4년이라는 공백기는 저에게 마치 40년과도 같았어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거든요. 개인적으로 정말 힘든 시기였고 그것들을 감당해내느라 많이 성숙해졌다는 느낌이 들어요. 어디서부터 말을 해드려야 할지 모를 정도로 풍파가 있었거든요."
그의 떨리는 목소리와 깊어진 눈빛에서는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슬픔이 느껴졌다. 자두는 4년 동안의 닥쳐왔던 여러 일들과 음악적으로 성숙해진 계기를 담은 글을, 최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넘겼다. 말로 하기엔 너무나도 방대했던 나날들이었단다. 그런 자두에게 음악은 친구였고 위로였다.
"음악은 저에게 특별한 의미였어요. 컴백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기 보다는 무언가를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 좋아요. 4년간 남다른 시간을 보낸만큼 이번 음악을 통해 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어요. 음악에 정말 신경을 많이 썼어요. 한 곡 녹음을 3개월이나 했을 정도니까요. 대중들이 '아 자두가 이제 정말 음악을 시작했구나'라고 느껴주셨으면 좋겠어요."
차분히 이야기하는 자두였지만 미세한 표정과 목소리의 떨림은 그간 얼마나 그가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 알게 했다. 옛날에 그 '마당발 말괄량이' 자두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4년만에 컴백하다보니 오랜만에 만나는 분들이 어떻게 지냈는지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뭐부터 이야기 해야할 지 모르겠더라고요. 네이버에 저의 4년간 이야기를 담아내면서 눈물도 많이 흘렸어요. 여러가지 사건들이 있었는데 인생 전반을 놓고 봤을 때 가장 인내하고, 덜어내고 빼내야되는 시간들을 겪었죠. 겪어보니 더하는 것은 쉬워도 빼내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이번 음악도 저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담아내기 위해 많은 것들을 뺐어요. 역시 어렵더라고요."
자두는 4년간의 시간동안 정말 '여자'가 된 것 같았다. 동시에 쓰디쓴 인생을 알았고 그런 것들을 음악에 담아내려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 자두가 들려준 '1인분'은 마치 어딘가 절박하지만 나약한 여자의 독백을 담아낸 것 만 같았기 때문.
"팬들이 제 음악이 깊어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편곡과 프로듀싱 등 곡 전반에 걸친 작업을 제가 했는데, 이런 음악은 모두 인생에서 나오는구나 싶더라고요. 또 제가 이런 인생안에서 정말 여자가 됐구나 생각도 들고요. 울컥할 때도 많아요. 헛된 인생은 없는 것처럼 앞으로 진짜 자두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즐겁게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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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하우스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