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KBS, '개콘'은 보고 '1박'은 못 본다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2.04.04 18: 47

KBS 새노조(언론노조 KBS 본부, 위원장 김현석)의 파업이 30일째를 맞으면서 장기화 무드에 돌입했다. 특히 지난 달 29일부터 '해피선데이-1박2일'의 최재형 PD와 '남자의 자격' 조성숙 PD, '개그콘서트' 서수민 PD, '불후의 명곡2' 고민구 PD '승승장구' 박지영 PD 등 주요 예능 프로그램의 연출자들이 파업에 적극 동참을 선언하면서 방송 파행이 가시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
그 가운데 4일 오후 여의도 KBS 연구동 새노조 사무실에서는 최재형 PD와 서수민 PD, 박지영 PD, 고민구 PD 등 예능국 연출자들과 다큐멘터리국 '추적 60분' 김영선 PD, '소비자고발' 권혁만 PD, 라디오국의 박천기 PD와 강요한 PD 등이 참석해 파업에 동참한 계기와 프로그램 제작 및 방송 관련 현 상황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자식 같은 프로그램에서 손을 뗼 수밖에 없는 착잡한 심경을 토로하며 방송을 기다리는 시청자분들에 대한 송구한 마음을 표했다. 과연 우리는 언제까지 웰메이드 예능을 볼 수 있을까.

'1박2일'과 '남자의 자격'으로 구성된 '해피선데이'는 지난 주말, 하이라이트 영상을 편집한 반쪽자리 방송을 선보였다. '개그콘서트'의 경우, 간부급 등 대체 인력이 녹화와 편집에 매달려 정상적으로 전파를 탔다. '승승장구'도 지난 3일 하지원 편을 내보냈다.
그러나 이날 오전 당초 6일로 예정됐던 '1박2일' 녹화가 취소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향후 방송 스케줄에 대한 부정적인 추측들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1박2일'이나 '남자의 자격', '승승장구', '불후의 명곡2' 등은 사전 녹화분을 다소 확보하고 있지만 추가 녹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장기적으로는 결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파업에 동참한 주요 PD들은 "정상 방송이냐 파행이냐 하는 문제는 우리 입장에서 언급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사측에서 알아서 결정, 판단하고 진행할 일이다"면서도 "프로그램이란 게 PD는 결정권자일뿐 협업으로 돌아간다. PD가 빠져도 남은 인력이나 간부급까지 투입돼 녹화와 편집이 가능한 상황이다. 우리(노조원)들은 손을 떼고 있지만 방송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부 PD는 "그러나 정상 방송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PD가 빠지고 외부 인력으로 돌아가니 종전의 퀄리티와 다를 수 밖에 없다. 보고 있는 입장에서도 씁쓸하다"고 전하기도.
당분간은 비노조원이나 대체 인력 등을 통해 확보된 녹화분들이 편집돼 전파를 탈 것으로 보인다. '개그콘서트'나 '불후의 명곡2', '승승장구' 등과 같은 스튜디오 녹화 프로그램의 경우, 결방 등 파행을 방지하기가 비교적 쉽다. 문제는 '1박2일'이나 '남자의 자격'과 같은 야외 녹화 프로그램들이다. 만약 연출자들이 외부 촬영에 나서지 않을 경우, 추가 녹화분이 없는 셈이다. 이는 결국 결방 사태를 낳을 우려가 높다.
한편 KBS 새노조(언론노조 KBS 본부, 위원장 김현석) 파업은 오늘로 30일째를 맞으며 조합원 대오의 확산, 장기화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예능, 드라마, 시사교양, 라디오 PD들이 중심이 되어 파업 대오에 메인 PD들의 동참이 이어지고 있고 보직간부 팀장 25명이 사장의 결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파업투쟁은 확산일로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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