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의 흥분이 원주 동부의 독이 됐다.
KGC 인삼공사는 4일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 KB 국민카드 남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서 원주 동부에 80-72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3승 2패의 우위를 점한 인삼공사는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인삼공사의 크리스 다니엘스는 17점 1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승리의 수훈갑이 됐고, 오세근도 16점 9리바운드를, 양희종도 고비마다 15점을 넣으며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2승2패로 팽팽한 가운데 열린 이날 경기서는 김주성이 초반부터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파울이 늘어나면서 1쿼터 8분15초경 김주성은 세 번째 파울을 범했다. 또 당시 테크니컬 파울까지 받으면서 평점심을 찾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서도 김주성의 플레이에 대해 이른바 '헐리우드 액션'이라는 평가가 내려지면서 심판들의 판정이 바뀌기도 했다. 말 그대로 김주성의 플레이가 제대로 인정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 것.
특히 상대 반칙이 선언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그렇지 않았던 경우가 적잖다. 이로 인해 심판 판정에 흥분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결국 김주성이 심판 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날 동부는 항상 고전했다.
챔프전 5차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주성이 흥분하면서 1쿼터부터 파울 트러블에 걸리고 말았다. 핵심인 김주성의 파울이 늘어나면서 동부 강동희 감독은 그를 뺄 수밖에 없었다. 물론 동부는 김주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KGC를 강력하게 몰아쳤다.
에이스 모드가 된 윤호영이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을 터트렸기 때문. 윤호영은 김주성이 없던 2쿼터서만 무려 14점을 뽑아냈다. 3점슛 3개 포함 거리낄 것이 없었다. 3쿼터서도 그의 활약은 대단했다. 윤호영은 3쿼터까지 무려 25득점 6리바운드를 따내면서 양팀 합쳐 최고의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김주성이 투입되면서 역할이 분담됐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동반으로 하락하고 말았다. 3쿼터 중반까지는 괜찮았지만 분위기가 흐트러지고 말았다.
설상가상 김주성은 3쿼터 6분35초경 4번째 파울을 범했다. 상대의 플레이가 어쨌든 김주성은 자신의 평정심을 완전히 잃어 버린 모습이었다. 김주성이 흔들리면서 동부 선수들도 덩달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물론 김주성의 파울 선언이 모두 완전무결한 판정이라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김주성답지 않은 모습은 동부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챔프전과 같은 단기전에서는 핵심선수의 플레이로 인해 일희일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bird@osen.co.kr
안양=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