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가 브리즈번 로어(호주)의 강력한 공세에 깜짝 놀랐다. 울산은 선제골을 내줬지만 수적 우세로 간신히 비기며 홈에서 체면치레를 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김호곤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 현대는 4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서 열린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3차전 브리즈번 로어와 홈 경기서 선제골을 먼저 내줬지만 후반 수적 우세를 이용해 동점골을 넣어 1-1로 비겼다.
이로써 울산은 승점 1점을 추가하며 조별리그 전적 1승 2무 승점 5점을 기록했다.

경고 누적으로 강민수와 이호가 빠진 울산은 그 자리에 이재성과 고슬기가 투입되어 자리를 메웠다. 또한 최전방 투톱에는 김신욱 대신 마라냥이 출전, 이근호와 호흡을 맞췄다. 포메이션은 평소와 같은 4-4-2.
이에 브리즈번은 4-3-3 포메이션으로 대응했다. 이번 시즌 호주 A리그 득점왕 베사트 베리샤를 최전방 원톱으로 놓고 좌우 측면에 공격수를 배치, 중원에는 미드필더 3명을 역삼각형으로 출전시켰다.
초반부터 경기의 주도권은 브리즈번이 잡았다. 브리즈번은 미드필더에서 우위를 점하며 점유율을 높여가며 울산의 골문을 노렸다. 브리즈번은 울산의 압박은 손쉽게 무너뜨리며 공격 기회를 계속 이어갔다.
위협적인 장면을 처음 연출한 것도 브리즈번이었다. 브리즈번은 전반 15분 프리킥 상황에서 토마스 브로이치의 킥이 먼 포스트 구석으로 정확히 향한 것. 다행히 울산은 골키퍼 김승규가 재빠른 몸놀림으로 공을 쳐내며 골을 허용하지는 않았다.
울산도 찬스는 있었다. 전반 18분 김승규가 올린 코너킥을 먼 포스트로 쇄도하던 곽태휘가 머리로 정확히 갖다댄 것. 하지만 공은 그대로 크로스바를 강타하고 흘러나왔다. 또 전반 27분에는 에스티벤이 마라냥의 패스를 받아 왼발 강슛을 시도, 정확히 골대 안으로 향했지만 공은 상대 수비수의 머리에 맞고 나왔다.
이후 울산의 공세는 무뎌졌다. 브리즈번은 울산에 공간을 허용하지 않으며 이렇다 할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반면 브리즈번은 재빠른 공·수 전환으로 울산의 골문을 열었다. 브리즈번은 전반 36분 중원에서 길게 찔러 준 패스를 이반 프란지크가 크로스로 올렸고 베리샤가 받아 힐패스로 빼줘 닉 피츠제랄드가 슈팅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들어 울산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후반 1분 페널티킥 기회를 얻은 것. 브리즈번이 자기 진영에서 공을 돌리다가 수비수 매튜 주르만이 놓치자 김승용이 잡아 문전으로 쇄도했고, 이를 저지하던 주르만이 팔로 김승용을 낚아채며 파울과 함께 퇴장이 선언됐다. 하지만 페널티킥이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키커로 나선 이근호의 슈팅을 골키퍼가 방향을 정확히 예측, 선방을 펼쳤다.
브리즈번은 중앙 수비수가 퇴장을 당하자 후반 7분 피츠제랄드를 빼고 잭 하인게르트를 투입, 수비의 공백을 메웠다. 하지만 수적 열세로 인한 공백은 메워질 수가 없었다. 이는 즉시 드러났다. 후반 8분 울산이 동점골을 성공시킨 것. 울산은 김승용이 올린 코너킥이 그대로 반대쪽으로 흘러갔고, 이를 에스티벤이 재차 크로스로 연결, 페널티 지점에 있던 이재성이 왼발을 갖다 대 브리즈번의 골망을 갈랐다.
기세를 잡았다고 판단한 울산은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13분 아키를 빼고 김신욱을 넣은 것. 수적 우위를 이용해 제공권을 제대로 활용하겠다는 의도였다. 울산의 계획대로 경기가 흘러나가자 브리즈번은 후반 21분 마시모 무르두카 대신 누크 브라탄을 투입하며 중원에서의 안정을 꾀했다.
이후 양 팀은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수적 우세를 점한 울산은 공격적으로 나서며 브리즈번을 압박했고, 브리즈번은 이를 오히려 역이용해 빠른 역습을 펼쳐 울산의 골문을 노린 것이 전부. 하지만 양 팀은 문전에서의 결정력 부재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울산은 후반 30분 마라냥 대신 김동석, 브리즈번은 후반 41분 미치 니콜스 대신 공격수 록키 비스콘테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이에 울산은 후반 43분 김승용 대신 김효기를 투입하며 마지막 카드로 막판 찬스를 노렸다. 하지만 달라질 것은 없었다. 남은 시간 동안 골을 만들지 못한 울산은 동점을 만든 데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 4일 전적
울산 1 (0-1 1-0) 1 브리즈번
▲ 울산 문수축구경기장
득점=전36 닉 피츠제랄드(이상 브리즈번) 후8 이재성(이상 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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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