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나와!”.
남자배구 플레이오프 최종 3차전.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며 눈을 뗄 수 없었던 명승부의 주인공은 대한항공이었다. 대한항공이 36점을 올린 마틴의 대활약 속에 문성민(29점, 공격성공률 81.81%)이 분전한 현대캐피탈의 끈질긴 추격을 풀세트 접전 끝에 잠재우며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대한항공은 4일 인천 도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1-2012시즌 NH농협 V리그 플레이오프 최종 3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2(27-25, 21-25, 25-16, 22-25, 15-13)로 물리쳐 2승 1패로 시리즈를 이겼다.

1차전 3-2 대역전승의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2차전을 0-3으로 무기력하게 내줬던 대한항공은 앞선 두 경기서 난조를 보인 마틴이 폭발한 가운데 ‘높이’(블로킹 7-2)에서 상대를 압도하며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문성민이 81.81%의 높은 공격성공률을 보이며 분전했지만 수니아스의 부진 속에 믿었던 센터진마저 침묵하며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지면 그대로 탈락인 마지막 PO 3차전이란 점에서 양 팀 모두 긴장감이 어린 모습으로 경기를 시작한 가운데, 1세트부터 양보 없는 접전이 펼쳐졌다. 양 팀은 실책을 최대한 줄인 채 높은 공격성공률 속에 점수를 쌓아갔다.
대한항공은 1세트 초반 8-7로 앞서며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을 끊었다. 그러나 두 번째 타임아웃까지는 현대캐피탈이 역전에 성공, 16-15로 1점을 앞선 채 맞았다. 결국 1세트의 향방은 팽팽 시소게임 끝에 듀스까지 가서야 대한항공의 승리로 갈렸다.
25-25에서 이영택의 속공으로 1점을 달아난 대한항공은 이어 곽승석의 서브가 그대로 상대 바닥에 꽂히며 1세트를 27-25로 끝냈다. 현대캐피탈로서는 1세트에서만 8점에 공격성공률 87.50%으로 맹활약 문성민의 마지막 서브리시브 범실이 아쉬웠다. 반면 대한항공은 마틴이 9점(공격성공률 81.82%)을 기록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2세트를 25-21으로 따내며 곧바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세트 초반 대한항공의 잇따른 범실로 8-3까지 앞서 나간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의 맹추격 속에서도 세트 내내 2~3점차의 리드를 지키며 25-20으로 2세트를 가져갔다.
현대캐피탈은 1세트에 이어 서브에이스 1개 포함 6점을 올린 문성민의 활약이 컸던 반면 대한항공은 2세트에서만 12개의 범실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이어 두 팀은 3, 4세트를 또 다시 나눠 가지며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끌고 았다. 대한항공은 마틴의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으로 3세트를 25-16으로 따내며 다시 승기를 잡았지만 현대캐피탈 역시 4세트 5-9, 4점차의 열세를 극복하며 25-22로 승리, 세트스코어 2-2를 만들며 승리에 대한 불씨를 살렸다.
승부가 오리무중에 빠진 가운데 마지막 5세트에 들어선 양 팀의 승부는 결국 초반 실책으로 갈렸다. 대한항공은 5세트 초반 상대 문성민의 서브 범실과 수니아스의 공격 범실 등에 편승, 4-1로 앞서 나가며 승기를 잡았다. 이어 8-3까지 앞선 대한항공은 잇단 범실이 나오고 문성민의 공격을 막지 못하며 10-11로 역전을 허용했지만 막판 마틴의 공격이 잇따라 성공, 15-13으로 승리하며 2시간 30분간 이어진 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1위 삼성화재와 오는 7일부터 5판 3선승제로 2011-2012시즌의 최종 챔피언을 가린다.
nomad7981@osen.co.kr

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