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엔트리' 엄정욱, "목표? 아프지만 않으면 OK"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4.05 06: 25

"이번 재활은 즐겁게 했다."
SK 마무리 엄정욱(31)이 극적으로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다.
엄정욱은 4일 오후 구단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한 개막 엔트리 명단에 당당히 포함됐다. 성준 투수 코치와 상의를 거쳤고 불펜에서 몇차례 볼을 던져 본 후 결정한 것이다.

이날 엄정욱은 엔트리 발표 후 자체 홍백전(7이닝)에 홍팀 마무리로 나와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냈다. 1-0으로 앞선 7회 등판한 엄정욱은 김민식을 삼진으로 잡아낸 것을 포함 안정광, 최윤석까지 9구만에 돌려세웠다. 포크볼이 2개였고 나머지는 모두 직구였다. 직구는 최고 146km.
지난해 11월 일본 요코하마 미나미 공제병원에서 오른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던 엄정욱이었다. 이만수 SK 감독으로부터 이미 마무리 보직을 낙점 받았지만 오프시즌을 통째 재활에 투자해야 했다.
좀더 서두를 수 있었지만 최대한 늦췄다. 완벽한 몸 상태로 돌아오라는 코칭스태프의 지시가 있었다. 2군 경기를 3차례나 치렀다. 구속도 149km까지 나왔다. 그러나 갑작스런 등 담 증세로 시범경기 등판이 불발되면서 엔트리 진입도 물건너 가는 분위기였다.
엄정욱은 "마지막 시범경기였던 롯데와의 원정 2연전에 따라가지 못하면서 엔트리 진입이 힘들 것 같았다. 하지만 오늘 성 코치님과 충분히 이야기를 많이 나눈 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피칭에 대해 "날씨가 쌀쌀해 80% 정도의 힘으로 던졌다"는 엄정욱은 "처음 볼을 잡아 던져보면 그날 컨디션을 알 수 있다. 그 첫 느낌만 좋으면 된다"면서 "몸 풀리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반겼다.
당장은 마무리로 투입되지 않는다. 정우람에게 한동안 마무리 자리를 맡긴다. 엄정욱은 "우람이가 나보다 뛰어나다. 임경완 선배님도 계시고 마무리 출신 투수들이 많아 부담이 없다"고 여유를 보였다.
또 "홍남일 컨디셔닝 코치님, 김광현, 송은범과 함께 해서 그런지 다른 때와는 달리 즐겁게 재활을 했다"는 엄정욱은 시즌 목표에 대해 "솔직히 몇 세이브를 하겠다는 말이나 목표랄 것도 없다. 그저 아프지만 않으면 된다. 그러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만수 감독은 "엄정욱을 바로 마무리로 쓰지 않을 것이다. 부담없는 경기에 먼저 몇번 던지게 할 생각"이라면서 "그 전까지는 정우람을 마무리로 쓸 생각"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letmeou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