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의 병행함에 따라 여러 가지로 애를 먹고 있다.
울산은 지난 4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서 열린 '2012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3차전 브리즈번 로어(호주)와 홈 경기서 1-1로 비겼다. 이로써 울산은 조별리그 전적 1승 2무 승점 5점을 기록, 이날 베이징 궈안(중국)과 역시 1-1 무승부를 기록한 FC 도쿄(일본)에 골득실에서 1골이 부족해 조 2위를 마크했다.
울산에 여러 모로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만약 브리즈번을 잡았다면 완벽하게 치고 나가며 조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하지만 수적 우세에도 무승부를 기록하며 1위 도약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16강전을 홈에서 치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조 1위를 기록해야 하는 상황이라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울산의 아쉬움은 조 1위 도약을 놓친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앞으로 일에 더 신경이 쓰이기 때문이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브리즈번전 결과에 따라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에 대해 정리하려고 했다. 그래서 승리를 하겠다는 각오로 임했는데 비겨서 아쉽다"고 말했다.
즉 브리즈번과 홈 경기서 승리했다면 AFC 챔피언스리그를 치르는 데 여유가 생기는 만큼 오는 17일 브리즈번 원정에 모든 전력을 가동하지 않아도 됐다는 소리. 하지만 당초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 모두 최선을 다하겠다는 김호곤 감독의 의지와는 반대되는 생각이었다.
김호곤 감독이 생각을 바꾼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브리즈번 원정 일정상 4월 만큼은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
울산은 오는 11일 제주 원정을 치른 후 호주로 이동해 17일 브리즈번과 경기를 치른다. 문제는 이후부터 발생한다. 당장 경기 다음날에 돌아오는 비행기가 없는 것. 울산은 19일에야 돌아올 수 있다. 그리고 22일 인천과 경기를 치른다. 준비할 시간은 불과 이틀.
이후 25일과 28일에 또 경기가 있다. 브리즈번 원정을 제외하더라도 6일 동안에 3경기를 치러야 하는 것. 선수단의 피로와 경기력이 걱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
김호곤 감독은 "두 대회를 치르면서 어느 쪽에 비중을 둘지 결정을 하려고 한다. 브리즈번 원정을 다녀와서 계속해서 주중 주말로 연속 경기가 있다. 다른 팀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팀 전력으로 브리즈번 원정 이후 연속 3경기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고 걱정을 털어 놓았다.
이뿐만 아니다. 선수들 일부를 호주에 데려가지 않으려 생각해보니 제주전 이후 10일을 쉬어야 하는 것. 김호곤 감독은 10일간의 휴식이 물 오른 선수들의 경기력에 악영향을 줄 것 같아 걱정이다. 반대로 호주 원정서 뛰고 온 선수는 불과 이틀의 휴식밖에 없어 사실상 인천전에 못 뛴다는 것도 문제다.
결국 김호곤 감독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아직 결단을 내리지는 못했다. 코칭스태프와 주장 곽태휘의 의견을 모아 난국을 헤쳐가려 하지만 두 대회에 대해 모두 욕심이 있는 만큼 장시간의 고민은 피할 수가 없게 됐다.
하지만 확실한 건 김호곤 감독이 두 대회 중 하나를 포기하는 일은 없다는 사실이다. 단기적으로는 한 번의 경기를 포기할 수 있지만 이는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안 된다. 김 감독은 "AFC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욕심이 있다"며 2009 AFC 챔피언스리그 때와 같이 계획없이 무작정 경기를 포기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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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