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투수라면 누구나 개막전 등판을 꿈꾼다. 개막전 등판은 곧 에이스를 의미하니까. 게다가 2년 연속 개막전 등판의 영광을 안게 된다면 그 기쁨 또한 두 배다. 삼성 라이온즈 좌완 에이스 차우찬은 2년 연속 개막전(7일 대구 LG전)에 선발 출격하는 영광을 안았다.
차우찬은 4일 "작년에는 (개막전에 선발 등판하게 돼) 진짜 많이 설레고 걱정도 많이 됐다. 올 시즌에는 걱정보다 기대가 많이 된다"면서 "올 시즌 목표를 확실히 잡았을 뿐만 아니라 일찌감치 준비를 잘 해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개막전 승리 투수가 돼 올 시즌을 기분좋게 시작하고 싶다". 차우찬은 첫 단추의 중요성 또한 빼놓지 않았다.
삼성의 선발진 경쟁은 MBC 인기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를 빗대 '나는 선발이다'라고 부를 만큼 치열했다. "선발진 경쟁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선발 로테이션은 아직 모른다"는 오치아이 에이지 삼성 투수 코치의 설명처럼 안갯속 형국이었다.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 브라이언 고든, 배영수, 윤성환, 장원삼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개막전 등판의 영광을 안은 차우찬. "감독님과 코치님의 기대에 부응하는게 첫 번째 목표다. 좋은 형들이 많은데도 나를 믿고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반드시 호투로 보답하고 싶다".

차우찬은 지난해 4월 2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 5이닝 1실점(4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을 기록한 뒤 0-1로 뒤진 6회 정현욱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삼성은 이날 경기에서 채태인의 만루 홈런에 힘입어 6-2로 이겼다. "작년에는 5이닝 밖에 못 던졌다. 이번에는 6~7이닝 소화하는게 목표다. 그렇게 던진다면 승리 투수가 될 조건을 갖추지 않을까".
차우찬은 LG전에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2010년 3승(평균자책점 0.28)을 따냈고 지난해 3승 1패(평균자책점 2.48)로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차우찬은 "최근 2년간 LG전 성적이 괜찮았다. 성적이 좋아 그런지 LG전에 나서면 자신감이 있었고 내게 강했던 조인성(SK), 이택근(넥센) 선배님이 빠진 점도 내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2년 연속 개막전 등판의 기회를 얻은 차우찬은 영광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 "2년 연속 개막전 등판의 기회를 얻었는데 첫 경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정말 중요한 경기인데 내게 기회를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내가 잘 해야만 형들에게 덜 미안하고 팀과 감독님, 코치님께도 폐가 되지 않을 것 같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차우찬의 개막전 등판에 대해 "LG전에도 강하지만 'Yes, One More Time!'이라는 팀 슬로건처럼 작년에도 1선발로 시작한 만큼 이번에도 차우찬으로 시작한다"고 했다. 차우찬을 향한 무한신뢰가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지난해 사상 첫 3관왕을 달성한 삼성. 차우찬이 첫 단추를 잘 끼운다면 지난해의 영광을 재현하는 건 어렵지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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