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희선 인턴기자] '수원-대전 공방전'.
"처음으로 우승했던 장소 아니겠습니까. 추억의 장소에서 끝내면 좋겠지요"(박삼용 KGC인삼공사 감독).
"설령 우승은 못하더라도 대전까지는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황현주 현대건설 감독).

'2011-2012 NH농협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이 끝난 후 양 팀 감독은 야릇한 미소를 띄우며 서로의 홈에 눈독을 들였다. 일반적으로 홈에서 경기를 마무리 짓고 우승하기를 바라는 것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됐다.
지난 4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쪽은 KGC인삼공사. 홈팀 현대건설에 세트스코어 3-0(25-23, 25-22, 25-19)으로 완승을 거둔 KGC인삼공사는 2승1패로 챔피언에 한 발 더 다가섰다.
1승만 더 거두면 되는 상황이다보니 자연히 4차전 승리에 대한 욕심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 수밖에 없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심정으로 조심스럽게 준비하겠다"던 박삼용 감독은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는 길에 농담처럼 "우리가 여기(수원)서 첫 우승을 했는데…"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2년 전 4월 18일 KT&G 아리엘스(KGC인삼공사의 전신)를 이끌던 박 감독은 정규리그 2위로 진출한 챔피언결정전에서 7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현대건설을 물리치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 영광의 순간 우승의 감격을 누렸던 장소가 바로 현대건설의 홈인 수원실내체육관이었다.
바로 그 영광의 장소에서 다시 한 번 우승한다면 KGC인삼공사로서는 각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처음 우승했던 장소 아닌가. 가급적 내일(5일) 승리해서 마무리지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박 감독이 속내를 내비친 이유다.
황현주 감독은 그래서 더더욱 대전이 탐난다. 안방에서 우승을 두 번이나 빼앗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떻게든 4차전을 잡아서 승부를 5차전으로 끌고 가야 할 필요가 있다. 1승2패가 된 현대건설로서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무조건 대전에 가야 하는 것.
황 감독은 "우승을 못한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대전까지는 가야하지 않겠나"라며 "4차전을 잡고 대전으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챔피언결정전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수원-대전 공방전. 박 감독의 바람대로 수원에서 끝낼 수 있을지, 아니면 황 감독의 바람대로 대전까지 이어지게 될지는 4일 저녁에 판가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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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인삼공사 박삼용-현대건설 황현주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