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속 마무리가 더 강력해진다.
올해 한화가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구석 중 하나는 지난해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외국인 마무리 데니 바티스타(32)다. 풀타임 마무리 첫 해를 앞두고 어느 때보다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층 더 강력해진 모습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한화에 합류한 바티스타는 27경기 3승10세이브 평균자책점 2.02로 강력한 위력을 떨쳤다. 최고 157km와 평균 149.5km 강속구로 타자들을 제압했다. 여기에 140km대 중반까지 나오는 컷패스트볼과 각도 큰 커브까지 조화를 이루며 타자들에게 공포의 존재가 됐다.

그런데 올해는 더 무서워졌다. 정민철 투수코치는 "지금까지 봐서는 작년보다 더 좋아 보인다"는 말로 바티스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시범경기에서도 바티스타는 4경기에서 4⅔이닝을 던지며 안타 1개·볼넷 2개를 내줬을 뿐 삼진 7개 잡으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 0.65, 피안타율 7푼7리.
정민철 코치는 "이닝당 투구수가 줄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바티스타의 드러나지 않은 약점이 바로 투구수가 많다는 점이었다. 지난해 바티스타는 이닝당 투구수가 16.7개로 많은 편이었다. 타고난 체력으로 긴 이닝도 거뜬히 소화했지만 풀타임 시즌을 맞이하는 만큼 효율적인 투구수 관리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시범경기에서 바티스타는 이 부분이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시범경기에서 이닝당투구수가 14.8개로 지난해보다 2개가량 줄었다. 비결은 초구 스트라이크에 있었다. 바티스타는 지난해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47%에 불과했지만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무려 80%로 급상승했다. 초구를 점유하며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갔다.
바티스타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만한 좋은 구위와 다양한 변화구를 갖추고 있지만 종종 제구가 되지 않아 흔들리는 게 약점이었다. 하지만 올해 시범경기에서 몰라보게 좋아졌다. 지난해 바티스타의 스트라이크비율은 60.6%였지만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65.2%로 좋아졌다. 전반적으로 제구가 향상된 것이다.
정민철 코치는 "바티스타가 지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볼갯수를 조절해야 한다. 바티스타에게도 이 부분을 많이 이야기했는데 시범경기에서는 만족스럽다"고 호평했다. 바티스타도 "볼을 낮게 던져 최대한 땅볼을 많이 유도하며 투구수 관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땅볼-뜬공 비율이 0.57로 전형적인 플라이볼 투수였지만 올해 시범경기에서는 땅볼(3개)이 뜬공(2개)보다 많았다. 여러모로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되는 부분들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준 바티스타. 과연 '끝판대장' 오승환(삼성)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지 그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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