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토종 선발들의 맞대결이다.
7일 열리는 2012 팔도 프로야구 개막전 선발 투수 8명이 6일 발표됐다. 8명 중 4명이 외국인 투수라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4개 구장 중 유일하게 토종 투수들이 정면 승부하는 개막전이 있으니 바로 사직구장에서 열릴 롯데와 한화의 개막전이다. 롯데는 우완 송승준(32), 한화는 좌완 류현진(25)이 각각 선발투수로 나선다.
▲ 송승준, 에이스 등극의 기회

롯데는 지난해 15승에 빛나는 좌완 투수 장원준이 경찰청에 입대하며 에이스 자리가 비었다. 장원준이 떠난 에이스 자리의 1순위 후보가 바로 송승준이다. 풀타임으로 활약한 2008년 이후 4년 연속 12승·150이닝 이상 던진 검증된 선발이지만 에이스의 면모는 보여주지 못했다. 2008년(3.76)을 제외한 최근 3년간 4점대 평균자책점에 2010년 14승이 개인 최다승이었다.
에이스의 기준이라 할 수 있는 15승과 2~3점대 평균자책점을 아직 밟지 못했다.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메이저리그 투수도 부럽지 않았지만 그렇지 않은 날에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기복이 심한 투수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진짜 에이스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공을 뿌릴 수 있는 투수가 되어야한다. 시범경기 3경기에서는 1패를 당했지만 평균자책점 1.29로 내용이 좋았다.
그런 점에서 개막전 상대가 류현진이라는 점은 송승준에게 좋은 기회다. 류현진을 상대로 개막전에서 승리한다면 팬들 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신뢰감도 높아지게 된다. 송승준의 개막전 선발등판은 2009년 이후 두 번째. 2009년 4월4일 히어로즈와의 개막전에서 6이닝을 2실점으로 막았지만 9피안타 3볼넷으로 투구내용은 썩 좋지 않았다. 3년 만에 찾아온 명예회복의 기회. 롯데의 토종 개막전 선발승은 2008년 손민한이 마지막으로 남아있다. 당시 상대팀도 한화였다.
▲ 류현진, 에이스 부활의 서막
류현진에게 2011년은 잊고 싶은 악몽의 기억이다. 24경기 11승7패 평균자책점 3.36. 그것도 규정이닝에 7이닝 모자란 126이닝으로 올린 두 자릿수 승수. 여느 투수라면 훌륭한 성적표이지만 그 투수가 류현진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래서 올해는 '명예회복'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2012년을 임하는 류현진 각오가 그렇다.
지난 왼쪽 등 견갑골 통증으로 데뷔 후 처음 두 차례나 1군엔트리에서 제외된 류현진은 지난 시즌 중반부터 무리하지 않고 휴식 및 치료에 전념했다. 비시즌 빠짐없이 나간 국제대회도 없었다. 원기를 충전한 괴물은 연습 및 시범경기 5경기에서 22이닝을 던지며 단 2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자책점은 1점으로 평균자책점은 0.41에 불과했다. 올 시즌 부활을 향한 류현진의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 가능한 대목이다.
상대가 롯데, 장소가 사직구장이라는 것도 류현진을 자극시킨다. 지난해 4월2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류현진은 4⅓이닝 8피안타 5볼넷 5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3회에는 오른쪽 발목을 접지르며, 마운드에서 넘어지기도 했다. 첫 단추를 잘못 꿴 탓인지 데뷔 후 처음 개막 3연패로 시즌을 시작하며 체면을 구겼다. 이대호가 떠난 올해 롯데를 상대로 첫 단추부터 제대로 꿰겠다는 게 류현진의 각오. 그는 "가만 두지 않겠다"는 말로 개막전 필승 의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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