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해도 더이상 여한이 없다".
이상범 감독이 지휘하는 안양 KGC인삼공사는 6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 원주 동부와 원정 경기서 66-64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인삼공사는 전신인 SBS와 KT&G를 포함해 창단 후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다. 또한 이상범 감독도 처음 경험한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이전까지 인삼공사의 플레이오프 최고 성적은 4강(5회)이었다.

또한 인삼공사의 우승으로 2005-2006시즌 이후 6시즌 만에 정규리그 2위팀이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게 됐고, 통산 6번째 챔피언결정전 6차전 종료로 2009-2010시즌부터 3시즌 연속으로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시즌이 종료됐다.
이날 누구보다 기뻤던 것은 KGC의 노장 김성철(36). 그는 프로데뷔 후 첫 우승을 맛봤다. 전신 안양 SBS에서 프로에 데뷔해 인천 전자랜드로 이적했다 지난 시즌 다시 팀에 복귀했다. 그만큼 KGC에 애정이 깊었던 그는 눈물을 훔치며 감격적인 우승 소감을 전했다.
김성철은 "괜히 등번호를 13번으로 했다. 그래서 13년 만에 우승했나 보다. 차라리 앞 번호로 할 걸 그랬다"면서 "감독님과 후배들에게 너무 고맙다. 처음 프로에 입단한 안양에서 우승을 경험해 너무 짜릿하다. 내겐 우승이란 게 안올 줄 알았는데 나도 하는구나, 감회가 새롭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우승이 결정되는 순간 기분을 묻는 질문에 김성철은 "설마 뒤집을까 했는데 아 드디어 우승이 왔구나, 꿈만 같았다. 힘들었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농구 인생에서 오늘이 가장 기쁜 날이다"라고 말했다.
김성철은 특별히 크리스 다니엘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다니엘스에게 이제 은퇴가 얼마 남았으니 내게 챔피언을 선물해 달라고 얘기했는데 나를 위해 더 열심히 뛰겠다고 하더라. 너무 고맙다. 사실 시즌 전에 우승을 한다면, 은퇴와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 후배들을 몰랐을 것이다. 이제 여한이 없다"고 감격적인 소감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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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