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훈련 초반 등 부위 통증으로 인해 몸 만들기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게다가 상대 타자들이 자신의 투구패턴에 대해 철저한 분석에 들어간 시점이다.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1)가 악재를 딛고 2년 연속 개막전 승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지난해 15승 6패 평균자책점 2.55(2위)를 기록하며 8개 구단 외국인 선수들 중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분전한 니퍼트는 올 시즌에도 팀의 개막 선발로 테이프를 끊는다. 지난해 4월 2일 니퍼트는 LG와의 개막전에 선발로 나서 5이닝 동안 3피안타(탈삼진 2개, 사사구 2개)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거둔 바 있다.
지난해 두산 유니폼을 입기 전까지 니퍼트는 애리조나-텍사스서 메이저리그 활약을 펼친 뒤 2010시즌이 끝난 후 논텐더 방출된 바 있다. 원래 두산은 2010년 12월 니퍼트에게 오퍼를 했으나 니퍼트는 마이너계약과 일본 리그 진출, 두산 입단을 놓고 심사숙고하다 한 달여 만에 두산 입단을 결정한 뒤 2주 간의 신변정리 시간을 가진 뒤 지난해 1월 말 팀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합동 훈련 개시가 늦었던 만큼 니퍼트는 지난해 몸을 만드는 페이스가 그리 빠른 편은 아니었다. 게다가 시범경기서는 최대 1.73초에 다다르며 단점으로 지적된 셋포지션 속도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그럼에도 니퍼트는 지난해 유일무이한 15승 외국인 투수로서 위용을 떨쳤다.
올 시즌에는 팀 합동 훈련 합류 시기가 지난해에 비해 빠른 편이었다. 그러나 미국 애리조나 1차 훈련 도중 등 부위에 석회질이 발견되어 잠시 훈련 페이스를 늦추기도 했다. 환부를 긁어내는 가벼운 치료였으나 투수들의 직구 구속이 바탕되는 근육이 등 부위인만큼 훈련에 약간 차질이 빚어진 것은 사실이다.
“솔직히 지난 시즌보다는 페이스가 약간 주춤한 편이다. 그리고 지난해 상대 타자들이 나를 겪어봤으니 그에 대해서도 대비를 해야 한다. 시범경기 뿐만 아니라 시즌 초반에도 상대가 나를 어떻게 분석하고 나설 지를 신중하게 지켜보면서 공을 던져야 할 것 같다”. 시범경기 동안 니퍼트는 지난해 자주 구사하지 않던 오른손 타자 몸쪽 서클 체인지업도 구사하며 새로운 자구책을 찾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니퍼트의 자신감은 아직 충만했다. “그래도 지난 시즌과 비슷한 성적은 거둘 수 있을 것이다”라며 웃은 니퍼트는 “동료들 전체적으로도 동기 부여 정도가 높은 것 같다. 좋은 새 동료 스콧 프록터도 가세했다”라는 말로 자신만이 아닌 전체적인 팀 분위기 상승과 팀 순위 동반 상승을 바랐다.
“팬들께서 지난해 우리 팀에 보여준 성원을 아직 잊지 못한다. 지난해 내가 선발로 등판한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가 우리 팀의 2011년 마지막 경기라 아쉽고 또 슬펐는데 올해는 시즌이 더 길게 이어져야 하지 않는가”. 아직 2012시즌 뚜껑이 열리지 않았으나 실력과 성품을 겸비한 니퍼트의 책임감은 다른 이들에게도 본보기가 되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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