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긴장은 없었다. 경쟁도 없었다. 다만 열정과 꿈에 그리던 도전자들의 무대가 있었을 뿐이다. 엠넷 '보이스 코리아'의 첫 생방송 현장은 정이 넘치는 떨림과 열망이 가득했다.
지난 6일 밤 11시 화제의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스 코리아'의 첫 생방송 무대가 펼쳐졌다. 이 날은 코치 길과 백지영의 팀 총 12명 중 4명이 탈락하는 서바이벌 무대가 꾸며졌다. 길과 백지영 팀의 도전자들은 실시간 문자 투표를 통해 각 팀의 상위권 3명은 다음 생방송 무대로, 하위권 3명 중 한 명은 심사위원의 구제로 생방송 티켓을 거머쥐는 방식이었다.
이날 현장은 도전자들의 가족들을 비롯해 가수 타이거JK, 윤미래, 비지, 지누 등이 참석해 경연을 관람했다. 이들은 이따금씩 카메라에 모습이 잡혔고 도전자들의 무대에 어깨를 들썩이거나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생방송이 시작된 후 MC 김진표가 무대 위에 등장했고 12명의 도전자들은 손을 모아 "화이팅"을 외치며 생방송에 앞선 각오를 다졌다.
이날 생방송은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CGV 아트홀에서 열렸다. 300석의 비교적 작은 규모인 경연장은 도전자들의 미세한 떨림을 볼 수 있을만큼 가까웠고 덕분에 목소리 또한 집중해서 감상하기에 좋았다. 도전자 무대와 가깝게 설치된 심사위원석 역시 심사위원들이 이들의 무대를 평가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이윽고 길과 백지영 팀의 도전자들은 번갈아가며 무대 위에 올랐다. 도전자들은 자신의 스타일대로 긴장을 풀며 무대를 준비했다. 먼저 무대에 오른 인물은 길팀의 신초이. 영상이 나가는 동안 신초이는 밴드와 심사위원 석을 향해 90도로 인사하며 예의바른 모습을 보였다. 무대 후 다른 도전자의 사전 영상이 나가는 동안 길은 무대를 꾸민 신초이를 향해 "잘했어"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길의 또다른 도전자 우혜미는 무대 중 심취해 던져버린 구두를 무대 후 빠른 동작으로 다시 품에 안은 후 장난꾸러기 같은 미소를 짓기도 했다. 또 길을 보며 발을 동동 구르는 귀여운 모습도 보였다.
백지영 팀의 도전자 유성은은 사전 영상이 나가는 동안 백지영의 열렬한 응원을 받았다. 이에 유성은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백지영의 응원에 화답했다. 길 팀의 남일은 박진영의 '음음음' 무대 후 유난히 아쉬워하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씁쓸한 표정으로 무대에서 내려온 남일은 가족들을 바라보며 아쉽다는 듯 울상을 지었다.
허각의 동생 허공은 무대 전 심사위원이나 객석을 통해 응원을 받기 보다는 눈을 감고 감정을 잡았다.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를 수준급으로 소화해낸 그에게 심사위원은 큰 박수를 보냈다.
이날 길과 백지영은 자신이 코치한 도전자들이 무대에 나설 때마다 큰 소리로 "잘하라"며 외치기도 하고, 큰 웃음으로 긴장을 풀어주기도 했다. 이에 도전자들은 심호흡을 하며 한결 가벼워진 표정으로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
12명의 도전자들은 무대가 끝난 뒤 결과 발표를 위해 무대로 모였고, 서로를 바라보며 "잘했다"고 격려하고 손을 맞잡으며 다가올 결과를 기다렸다. 문자 투표 결과 백지영 팀에서는 강미진, 유성은, 허공이 상위 3명으로 호명됐고 길 팀에서는 우혜미, 장은아, 최준영이 호명됐다. 남은 6명은 호명된 6명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넨 후 서로의 손을 맞잡았다. 길 팀에서 남은 세 명은 카메라가 비추지 않는 동안 길을 향해 사랑의 총알을 쏘며 감사 표현을 하기도 했다.
이날 결국 탈락자로 남일, 신초이, 신지현, 인지윤이 선정됐고 이들은 "계속해서 음악을 할 것이기 때문에 이런 좋은 무대를 가졌다는 것에 감사하고 코치님께도 정말 감사하다"며 탈락 소감을 말했다.
결과 발표 후 합격자들과 탈락자들은 서로를 부둥켜 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길과 백지영은 방송이 끝남과 동시에 무대로 나가 탈락한 친구들을 격려했다. 또 신승훈과 강타 역시 이들에게 응원의 말을 건네 따뜻한 광경을 연출했다.
자신이 코치해준 도전자들 중 2명을 떠나 보낸 길은 생방송에 앞서 OSEN에 "오늘 탈락자를 가려야해서 마음이 편치는 않지만 좋게 생각하려고 자기 최면을 걸고 있다. 이들은 계속해서 음악을 해나갈 것이기 때문에 탈락했다고 해서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우승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탈락한 친구들을 언제까지나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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