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GC인삼공사가 리빌딩 완료 첫 해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화려하게 '화룡점정'했다.
이상범 감독이 지휘하는 인삼공사는 지난 6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 원주 동부와 원정 경기서 66-64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시리즈 전적 4승 2패를 기록한 인삼공사는 전신인 SBS와 KT&G를 포함해 창단 후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다. 또한 이상범 감독도 처음 경험한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이전까지 인삼공사의 플레이오프 최고 성적은 4강(5회)이었다.

인삼공사는 2008-2009시즌 7위에 그친 후 팀의 리빌딩 작업을 시작했다. 시즌 종료 후 양희종을 상무로 입대시켰고, 시즌 MVP 주희정 대신 영입한 김태술은 팀에 합류하자마자 공익 근무 요원으로 복무시켰다. 이 때만 해도 인삼공사의 리빌딩은 막연했다.
하지만 2010년부터 인삼공사는 본격적인 리빌딩에 들어갔다.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 모험을 건 것. 나이젤 딕슨을 보내고 얻은 부산 KT의 지명권을 이용해 전체 1·2순위를 모두 얻었다. 기쁨에 가득 찬 인삼공사는 그 해 최고 대어라 평가 받은 박찬희와 이정현을 차례대로 지명해 앞선 라인을 보강했다.
인삼공사의 환호성은 다음 해에 절정이었다. 당시 인삼공사는 모든 포지션이 절정급의 선수들로 가득찼지만 국내 빅맨이 없었다. 이를 위해 신인 최대어 오세근을 노렸다. 하지만 오세근을 뽑을 확률은 불과 25%. 그러나 인삼공사는 신인 드래프트 현장에 오세근의 유니폼만을 가져갔다. 그만큼 오세근에 대한 열망이 대단했던 것. 하늘이 도왔는지 인삼공사는 오세근을 뽑았고, 리빌딩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오세근의 합류로 인삼공사는 가드에 김태술과 박찬희, 포워드에 양희종과 오세근, 센터에 외국인 선수를 투입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이정현과 김성철이라는 식스맨은 어느 팀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만큼 인삼공사는 수준급의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었다.
하지만 인삼공사의 우승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기량은 있었지만 경험이 부족했다. 게다가 KBL 사상 최다 연승(16연승)과 시즌 최다승(44승), 역대 최초 60점대 평균 실점(67.9점) 등 어마어마한 대기록을 달성한 동부와 비교했을 때 부족한 점이 많았다. 인삼공사의 우승은 다음으로 미루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대다수의 의견은 완벽하게 빗나갔다. 인삼공사는 1차전부터 접전을 펼치더니 2차전과 4차전, 5차전을 따내며 시리즈 전적을 리드하기 시작했다. 심판의 편파 판정 때문이라는 말도 나왔지만 6차전은 오히려 자신들에게 불리한 판정 속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말 그대로 인삼공사 스스로 일궈낸 승리인 것.
인삼공사는 6차전 승리로 자신들이 우승할 자격이 있음을 만천하에 알렸다. 그보다 인삼공사가 기뻐해야 할 것은 지난 3년간의 리빌딩 작업이 헛수고가 아니었음을 입증한 것이다.
이상범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리빌딩을 하며 수 많은 패배를 당하며 주위에서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상범 감독을 비롯한 인삼공사 전부는 당시의 비난이 잘못되었음을 증명함과 동시에 힘들었던 리빌딩에 화려하게 화룡점정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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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