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따라 야구상도 변한다. 개막전에서 끊어진 두 가지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2012 팔도 프로야구가 7일 4개 구장에서 일제히 개막한다. 여러 진기록들이 나온 개막전에서 자취를 감춘 두 가지 기록이 있다. 선발투수들의 완봉승과 신인 타자들의 홈런이 바로 그것이다. 개막전 완봉승은 2005년 배영수가 가장 최근의 일이며 신인 타자의 개막전 홈런도 1998년 김동주·조경환이 마지막으로 남아있다.
▲ 개막전 완봉승

역대 개막전 완봉승은 총 8번 있었다. 1983·1988년 OB 장호연과 1992·1993년 삼성 김상엽이 2차례씩 개막전 완봉승을 작성한 가운데 1984년 해태 이상윤, 1989년 해태 선동렬, 2002년 한화 송진우, 2005년 삼성 배영수까지 단 6명의 투수들만이 달성한 기록이다. 완투승으로 범위를 좁혀도 지난해까지 30년간 17차례밖에 나오지 않았다. 2005년 배영수의 완봉승이 마지막 개막전 완투승으로 남아있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개막전 완투·완봉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이 시기 프로야구의 특징은 완투형 투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이다. 투수 분업화 이후 불펜 야구가 대세로 자리를 잡으며 완투형 투수들이 사라져갔다. 6년간 연평균 완봉승은 9.8회에 불과했다. 이전 24년간 연평균 완봉승이 28.2회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눈에 띄게 수치 하락이다.
과연 올해는 7년만의 개막전 완봉승이 나올수 있을까. 개막전에는 늘 그렇듯 에이스급 투수들이 총출동하는 무대다. 올해도 다르지 않다. 개막전 선발로 나설 선발 8명 중 류현진(8회) 송승준(4회) 차우찬(1회) 니퍼트(1회) 주키치(1회) 등 5명이 완봉승 경험이 있는 투수들이다. 개막전 완봉승을 기대해 볼만한 투수들이다.
▲ 개막전 신인 홈런
2008년부터 최근 4년간 프로야구 신인왕은 모두 중고 신인들이 차지했다. 프로야구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순수 신인선수가 데뷔 첫 해부터 두각을 나타내기란 쉽지 않아졌다. 특히 투수들에 비해 시간이 걸리는 야수들의 경우에는 개막 엔트리를 꿰차는 것부터 버겁다. 그런데 데뷔 첫 경기가 될 개막전부터 홈런을 때리는 건 더욱 어려운 일이다.
역대 개막전에서 홈런을 터뜨린 신인 타자는 모두 7명. 1983년 OB 신인 한대화가 스리런 홈런으로 데뷔전을 장식한 가운데 삼성 박승호와 삼미 김진우·이선웅까지 신인 타자 4명이 개막전에서 홈런을 터뜨렸다. 이후 1989년 삼성 강영수가 6년 만에 개막전에서 신인 홈런 타자가 된 뒤 1998년 롯데 조경환과 두산 김동주가 마지막 개막전 신인 홈런 기록으로 남아있다. 특히 김동주는 개막 데뷔전부터 홈런 2방 포함 6타수 3안타 5타점으로 폭발하며 대형 타자의 등장을 알렸다.
그러나 그들을 끝으로 13년간 개막전에서 홈런을 친 신인 타자는 나오지 않았다. 올해는 가능할까.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신인 타자는 하주석·양성우(이상 한화) 신본기·윤여운(이상 롯데) 조윤준(LG) 윤완주(KIA) 등 불과 6명. 이들 중 주전으로 나올 선수는 없다. 백업으로 교체출장하기 때문에 홈런을 때릴 가능성은 더 낮다. 전형적인 홈런 타자도 없다. 개막전 신인 홈런 타자는 당분간 쉽게 깨지기 힘든 기록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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