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개막전 부진은 없다.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5)은 현역 투수 중 개막전 선발등판이 4차례로 가장 많다. 2년차가 된 2007년부터 2008·2009·2011년 개막전에서 선발등판했다. 그러나 개막전 4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6.64로 부진했다. '개막전 부진' 징크스가 붙는 건 당연했다.
2007년 4월6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개막전에서 5⅔이닝 5피안타 4볼넷 3탈삼진 4실점으로 이름값하지 못한 게 시작이었다. 동기생 이재원에게 시즌 1호 홈런을 맞고 체면을 구겼다. 2008년 3월29일 대전구장에서 치러진 롯데와의 개막전에서도 5이닝 6피안타 7볼넷 4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7볼넷은 류현진의 개인 최다 볼넷 기록.

2009년 4월4일 문학구장에서 치러진 SK와의 공식 개막전에서는 5⅓이닝 4피안타 4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징크스를 깨는가 싶었지만 지난해 4월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4⅓이닝·8피안타 5볼넷 5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투수가 됐다. 통산 154차례 선발등판 중 5회를 못 채우고 무너진 6경기 중 하나였다.
개막전 4경기에서 20⅓이닝을 던지며 안타 23개를 맞았고 그에 버금가는 20개의 볼넷까지 내줬다. 류현진의 칼같은 제구력을 감안하면 개막전 때마다 나오는 볼넷 남발은 쉽게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정민철 투수코치는 "아무래도 심리적인 부분이 크다. 개막전이라는 중요한 경기를 책임져야.한다는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정민철 코치는 "개막전 부진이 징크스가 되어서는 좋을게 없다.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기대를 걸었다. 류현진 본인도 "롯데를 눌러주겠다"며 개막전 필승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롯데전 5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7.56 부진으로 체면을 구긴 것을 되갚아주겠다는 게 류현진의 남다른 각오다.
류현진은 시범경기 2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0.82로 호투했다. 연습경기 3경기까지 포함한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은 0.41로 내려간다. 지난해 6월말 왼쪽 등 견갑골 통증 이후 무리하지 않고 휴식·치료를 병행하며 올 시즌을 겨냥했다. 건강한 류현진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 시작점이 바로 롯데와의 개막전이다.
류현진은 "(이)대호형이 빠졌지만 그래도 롯데에는 쉽지 않은 타자들이 많다"고 롯데 타선을 인정하면서도 "눌러주겠다"는 말로 필승의 의지를 나타냈다. 괴물의 2012년 개막전은 어떻게 될까. 어느 때보다도 결의는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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