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는 떠났다. 롯데 타선은 새로운 시험대에 오른다. 이대호 빠진 롯데 타선은 어느 정도 힘을 보여줄까.
롯데는 지난 몇 년간 타격이 가장 강한 팀이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외국인 타자 없이도 리그 최고 타율(0.288)·득점(5.4점)·홈런(111개)·출루율(0.358)·장타율(0.422)·OPS(0.780) 모두 1위였다. 심지어 득점권 타율도 2할9푼으로 1위. 그 중심에 바로 133경기 전경기에서 타율 3할5푼7리 27홈런 113타점을 기록한 이대호가 있었다.
그러나 이대호는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했다. 더 이상 롯데에 이대호는 없다. 시범경기에서 롯데 타선은 이대호의 공백을 실감해야 했다. 12경기에서 팀 타율(0.248)이 지난해보다 4푼이 떨어진 가운데 출루율(0.305)·장타율(0.339)도 급하락했다. OPS마저 0.644로 두산(0.599)에 이어 밑에서 두 번째. 그나마 득점권 타율 2할8푼7리로 1위에 올라 찬스에 강한 모습은 변함없이 이어갔다.

과연 개막전에서 이대호가 빠진 롯데 타선이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7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한화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첫 시험대에 오른다. 상대 선발은 '괴물 에이스' 류현진. 새로운 롯데 타선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롯데 타선은 류현진에게 가장 많은 패배를 안긴 팀이다. 류현진은 롯데전 통산 27경기에서 14승9패 평균자책점 3.43을 기록했다. 지금 사라진 현대(3.45)를 제외하면 류현진의 통산 평균자책점이 가장 높은 팀이 바로 롯데다. 류현진이 선발등판으로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된 경기가 6경기인데 그 중 3경기가 롯데전이다. 특히 지난해 롯데는 류현진이 나온 5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7.56으로 제대로 아픔을 안겼다.
류현진이 롯데에 약한 이유도 바로 이대호였다. 이대호는 6년간 류현진과 79차례 맞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67타수 24안타 타율 3할5푼8리 7홈런 2루타 5개 10볼넷 1사구 1희생타 17삼진으로 이대호의 완승. 류현진에 가장 많은 홈런과 장타를 뽑아낸 타자가 바로 이대호였다. 이대호가 빠진 롯데 타선이 류현진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는 올 시즌 롯데 타선의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류현진은 "(이)대호형이 빠졌지만, 그래도 롯데에는 쉽지 않은 타자들이 많다"고 인정했다. 실제로 류현진을 상대로 40타석 이상 상대해 3할 타율을 기록한 조성환(0.347)과 강민호(0.303)이 대표적이다. 문규현도 류현진 상대 8타수 4안타로 에이스 킬러의 면모를 보였다. 다만 손아섭(0.353)·이인구(0.727)처럼 표본은 많지 않지만 류현진에 강했던 타자들이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한 건 롯데 타선으로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이대호가 빠진 만큼 롯데 타선의 색깔의 변화가 예상된다. 김주찬-조성환-전준우로 연결되는 상위 타선의 스피드를 최대한 살리게 될 것이다. 이대호가 없는 롯데 타선이 류현진을 상대로 어떤 색깔과 가능성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지는 사직 개막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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