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의 이대호 취재기] '고군분투' 이대호, 가족 등장에 화색만면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4.07 07: 00

이대호(30,오릭스 버펄로스)에게 가족이란 전부와도 같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던 지난해까지 이대호의 헬멧에는 항상 'D·H ♡ H·J'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본인의 이니셜과 부인 신혜정씨의 이니셜을 합쳐 만든 글자다. 또한 헬멧 안쪽에도 이와 같은 문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제는 가족이 된 아내에 대한 이대호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최근에는 문구가 조금 바뀌었다. 이대호의 헬멧에는 'D·H ♡ H·R'이라는 글자가 씌어 있다. 이대호는 이에 대해 "우리 집사람인 신혜정에 H와 딸 효린이에 R을 합해 만든 것"이라며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숨기지 않았다.

사랑하는 부인과 태어난 지 이제 막 3개월 된 딸 효린 양을 두고 일본에서 고군분투하는 이대호. 그런 그에게 지난 6일 홈 개막전에 맞춰 응원군이 찾아왔다. 이날 홈 구장인 교세라돔에는 부인을 비롯해 형, 형수, 조카 등 부산에서 이대호를 보기 위해 함께 했다. 여기에 평소 친분이 있는 개그맨 이봉원도 오릭스 모자를 쓴 채 이대호 가족들과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는 연장 11회 혈투 끝에 2-2, 무승부로 끝났다. 라쿠텐 에이스 다나카 마사히로에 막히던 이대호는 9회 2사 후 동점쇼의 발판이 된 안타를 치고 출루에 성공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경기가 끝난 뒤 지하 주차장에서 이대호를 기다리던 부인 신혜정 씨를 만날 수 있었다.
아직 이대호는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숙소에서 지내고 있다. 산후 조리를 위해 부인과 딸이 한국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시즌이 시작됐지만 오릭스의 일정상 4월은 원정경기가 많다. 4월 말까지 홈에서 경기를 치르는 건 6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이대호는 굳이 부인과 딸을 오사카에 홀로 지내게 하는 것보다는 28일 세이부 라이온스와 홈 경기 일정에 맞춰 부르기로 했다.
신혜정 씨는 "그래도 마지막에 안타도 치고, 팀이 지지 않아서 다행"이라며 얼굴 가득히 미소를 띠었다. 이대호와 매일 통화를 한다는 그녀는 웃으며 "신랑은 내가 걱정할까봐 힘들다는 내색은 전혀 안 한다. 그렇지만 전화 할 때마다 나랑 딸이 눈에 밟힌다고 아우성이다. 그래서 홈 개막 3연전에 맞춰 어제(5일) 입국했다"고 설명했다.
잠시 후 이대호가 주차장으로 나왔고, 일본 취재진 10여 명은 홈 개막전을 치른 4번 타자의 소감을 듣기 위해 몰려들었다. 그리고 신혜정 씨는 차분하게 인터뷰를 진행하는 남편을 자랑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그렇게 보고 싶어했던 가족들이 왔으니 이제는 외로워 하지않고 힘 냈으면 좋겠다"며 소박한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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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세라돔(오사카)=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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