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계속 뛸 수 있어서 기쁘다. 개막전 선발이 돼 영광스럽고 책임감이 느껴진다".
넥센 히어로즈의 '효자 용병' 브랜든 나이트(37)가 2년 연속 넥센의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선다.
넥센은 지난 5일 25명으로 구성된 개막전 엔트리를 발표했다. 이어 6일 나이트를 7일 개막전인 두산 베어스전 선발로 내세웠다. 이에 맞서는 두산 선발은 역시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1)다.

6일 목동구장 공사 관계로 넥센이 훈련 중인 인하대에서 만난 나이트는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않고 훈련에 열심이었다. 다음날 선발이기 때문인지 가볍게 몸을 푸는 수준이었다.
나이트에게 4년째 한국에서 야구를 하게 된 소감을 묻자 "Surprised"라는 답이 돌아왔다. 시원하게 웃은 나이트는 "아직까지 한국에 있다는 것이 놀랍다. 야구 생활을 할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야구를 하는' 수준이 아니라 나이트는 2년째 개막전 선발로서 명실공히 넥센의 1선발이다. 나이트는 "개막전 선발은 개인적으로 영광이다. 팀의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나에겐 선발 30경기 중 1경기일 뿐"이라며 부담을 갖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나이트는 30경기에 나서 7승15패 평균자책점 4.70을 기록, 전체 최다패의 멍에를 썼다. 14번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는 그가 실력에 비해 불운한 패전투수가 됐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나이트는 "팀과 상관없이 지난해에는 나 스스로 기복이 매우 심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올해 넥센은 다르다. 새 전력 추가와 기존 전력의 상승으로 리그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나이트도 "팀이 달라졌다는 데에 100% 동의한다. 특히 시범경기에서 공격력이 매우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시즌에서도 계속 그 느낌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나이트는 마지막으로 "몇 승 이렇게 숫자를 정해놓고 야구를 하지는 않는다. 목표를 정해놓는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한국에 온 이후로 지금 몸상태가 가장 좋다. 앞으로 꾸준하게 좋은 피칭을 하고 싶다"고 올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나이트는 지난해 개막전이었던 4월 2일 문학 SK 와이번스전에서 7이닝 4피안타 6탈삼진 1볼넷 1실점 했으나 팀이 0-2로 패해 패전투수가 됐다. 올 시즌 다시 개막전 설욕에 나서는 나이트가 팀 타선의 지원 속에 웃을 수 있을까. 하루만 지나면 그 결과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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