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희선 인턴기자]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남자배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신들의 전쟁'이 시작됐다.
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시작되는 2011-2012 NH농협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이 맞붙는다.
정규리그 1, 2위에 올랐던 두 팀의 대결은 신치용 감독과 신영철 감독이 벌이는 '신(申)들의 전쟁'으로 요약할 수 있다. 1989년 한국전력 시절 사제의 연으로 시작해 15년간 줄기차게 이어져 온 둘의 인연이 다시 한 번 챔피언결정전이라는 승부 위에 오른 것이다.

1995년 삼성화재 창단 이후 무려 16연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이라는 업적을 써내려가고 있는 신치용 감독은 평균 8할이 넘는 승률을 달성한 남자 프로배구의 전설 그 자체다.
이에 도전하는 신영철 감독은 2004년 LG화재 감독으로 데뷔했다. 2007년 감독직에서 물러난 후 2008-2009시즌 대한항공의 세터 인스트럭터로 일한 신영철 감독은 이후 정식 감독에 부임해 2시즌 만에 팀 창단 이후 첫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스승이자 전설에 도전하는 신영철 감독은 지난 4일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결정된 후 "대한항공에 처음 부임해 선수들에게 한 말이 '생즉사 사즉생'이라는 말이다. 단판승부인 만큼 '생즉사 사즉생'의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결의를 다진 바 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4전 전패로 우승을 넘겨줘야 했던 삼성화재에 설욕을 다짐하는 결의였다.
일찌감치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지은 신치용 감독은 여유롭다. 하지만 급성장을 이룬 제자에 대한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이번 챔프전은 쉽지는 않을 듯하다. 대한항공이 워낙 기세가 좋다"고 했던 말이 체면 치레용이 아님은 확실하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삼성화재는 대한항공을 만나 2승4패의 성적에 그쳤다. 대한항공만 만나면 약해졌던 삼성화재가 3주의 시간 동안 승리를 위한 대비책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5전3선승제의 치열한 승부에서 과연 두 신(申) 중 누가 살아남아 신(神)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진정한 신을 가리기 위한 신들의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costball@osen.co.kr
삼성화재 신치용-대한항공 신영철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