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사직구장. 한화와의 개막전을 앞둔 롯데 양승호 감독은 여유있는 표정 속에서도 근심을 드러냈다. 투수 이승호와 외야수 손아섭이 개막 엔트리에 제외된 가운데 포수 강민호마저 이날 훈련 중 허리를 삐끗했기 때문이었다.
양 감독은 "한 경기가 중요한 게 아니다. 앞으로 132경기가 중요하다. 무리하다 1~2주 쉬는 것보다 하루 쉬는 게 낫다. 잘 판단하라"고 주문했다. 강민호가 경기 출장을 강행하며 5번타자 포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지만 양 감독은 좀처럼 고심을 떨치지 못한 표정. 전체적으로 완전한 팀 전력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투수 쪽에서는 FA 영입 듀오 정대현과 이승호가 부상과 부진으로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양 감독은 "이승호는 2군에서 던져 상태가 좋아야 1군에 올린다. 실력이 안 되면 못 올라온다"고 확실하게 못박았다. 정대현에 대해서도 "빨라야 6월"이라며 서두르지 않을 계획을 밝혔다.

이승호는 시범경기 4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2.50으로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4이닝 동안 볼넷 7개를 남발할 만큼 제구가 좋지 않았다. 구위도 만족스럽지 못해 2군에서 조정하는 쪽으로 가닥 잡았다. 구위가 회복되어야 1군에 올린다는 게 양 감독의 원칙. 정대현도 마찬가지다.
다행히 중심타자 손아섭의 컨디션이 회복되고 있는 게 고무적이다. 사이판 1차 전지훈련 중 나타난 오른발 봉와 직염으로 고생한 손아섭은 재활 훈련을 마치고 지난 6일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양 감독은 "가능하면 내일(8일) 올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손아섭도 "통증은 없다. 슬라이딩할 때 조금 불편한 것 외에는 문제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에이스 장원준이 군입대하고, 4번타자 이대호가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했다. 여기에 FA 영입듀오 정대현·이승호까지 다 빠졌다. 완전치 못한 전력에 양 감독의 고민도 깊어진다. 하지만 양 감독은 "있는 전력으로 해야 한다"는 결의를 드러냈다. 여유와 근심 속에서 개막전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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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