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김희선 인턴기자] '괴물' 가빈 슈미트의 진가가 빛난 경기였다.
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 NH농협 V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 경기서 삼성화재가 세트스코어 3-1(26-24, 22-25, 25-22, 36-34)로 대한항공에 승리를 거두고 챔피언결정전에서 귀중한 선승을 챙겼다.
6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노리는 삼성화재와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1위를 차지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4전 전패로 패하는 굴욕을 당했던 대한항공의 맞대결은 1차전부터 치열한 양상을 띠었다.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승자를 예측할 수 없는 숨막히는 대결이 이어졌다. 충분한 휴식기간을 가지고 체력을 끌어올린 상태에서 대한항공을 만난 삼성화재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두 팀은 양보 없이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48득점(공격 성공률 52.43%)으로 맹폭한 외국인 선수 가빈 슈미트는 물론 석진욱의 호수비, 속공과 블로킹으로 제몫을 다해준 지태환(13득점, 블로킹 5득점)-고희진(블로킹 4득점) 센터라인의 맹활약으로 대한항공을 꺾고 승리를 가져갔다.
대한항공은 마틴(33득점)과 김학민(16득점)이 공격을 주도하고 곽승석이 안정된 서브 리시브로 뒤를 받쳤다. 여기에 감초처럼 활약한 이영택(9득점, 블로킹 5득점)이 분전했으나 가빈의 벽을 넘지 못하고 1차전을 내주고 말았다.
1세트부터 양 팀은 듀스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1점차 팽팽한 경기를 펼치던 양 팀의 균형이 깨진 것은 8-8 상황이었다. 가빈의 백어택 성공과 박철우의 오픈 성공을 묶어 리드를 잡은 삼성화재는 가빈의 연속 득점과 석진욱의 날카로운 서브에이스로 14-11까지 앞서나갔다.
대한항공은 마틴의 오픈 공격이 비디오 판독까지 가는 과정에서 득점으로 인정되며 24-20 상황에서 단숨에 24-24 듀스 상황까지 추격에 성공했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흔들리지 않고 가빈의 오픈 공격으로 한점을 달아났다. 매치포인트에 도달한 상황에서 세터 유광우가 멋진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1세트를 26-24로 마무리지었다.
2세트도 박빙이었다. 13-13까지 공방을 이어온 양 팀의 점수차를 벌린 것은 아쉬운 범실 두개였다. 삼성화재는 마틴의 라인오버와 백어택 아웃 2개로 16-13으로 앞서나가며 리드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연속으로 블로킹 득점과 서브에이스를 잡아낸 김학민의 활약으로 18-19 역전에 성공했다. 결국 대한항공이 25-22로 2세트를 가져가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 곽승석이 블로킹으로 박철우와 고준용을 잡아내며 대한항공이 11-12 리드를 가져왔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가빈의 백어택으로 대한항공의 코트를 가르며 16-14로 흐름을 뒤집었다. 대한항공은 마틴의 서브에이스를 앞세워 삼성화재를 뒤쫓았지만 김학민의 오픈 공격이 고희진의 가로막기에 걸리며 25-22로 3세트를 내줬다.

세트스코어 2-1로 리드당하는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4세트 시작과 함께 삼성화재를 몰아붙였다. 석진욱의 서브범실에 가빈의 백어택, 박철우의 서브가 연달아 아웃되며 3-7 리드를 잡은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에 역전을 허용하지 않고 20-18까지 4세트를 끌고 왔다.
하지만 삼성화재의 벽은 높았다. 지태환은 3세트에만 블로킹 3득점을 기록하며 대한항공의 공격을 막아내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여기에 가빈이 서브에이스 연속 득점을 성공시키며 20-20 동점을 만들었다. 한 번 불이 붙은 가빈은 다시 한 번 서브에이스를 성공시키며 22-21 역전을 만들었다. 이날의 승부처였던 4세트 막바지 1점차 랠리의 시작이었다.
맞불을 놓듯 곽승석이 스파이크서브를 성공시켜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서로 백어택 아웃도 한 번씩 나눠가졌다. 먼저 매치포인트에 도달한 쪽은 삼성화재였지만 대한항공이 마틴의 백어택으로 따라붙어 듀스를 만들었다. 듀스에 듀스를 거듭하는 명승부가 이어졌다.
그러나 결국 승부를 판가름하는 최후의 순간, '괴물' 가빈의 진가가 빛났다. 대한항공이 매치포인트에 들어가면 유광우 세터는 가빈에게 공을 띄웠다. 가빈은 자신에게 이어진 공을 정확하게 코트로 때려넣으며 대한항공을 흔들었다. 34-34까지 이어진 팽팽한 랠리의 끝, 가빈의 백어택에 흔들린 대한항공은 결국 진상헌의 마지막 속공이 네트에 걸리며 36-34로 4세트를 내주고 패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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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