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보이' 이대호(30,오릭스 버펄로스)와 전 두산 베어스 투수 켈빈 히메네스(32,라쿠텐 골든이글스)에 판정승을 거뒀다.
이대호는 7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벌어진 라쿠텐 골든이글스와의 경기에 1루수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8경기 연속 선발 4번 타자다.
라쿠텐 선발은 켈빈 히메네스. 지난 2010년 두산 베어스에서 뛰며 14승 5패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했던 히메네스는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3경기(11선발)에 출전, 1승 7패 평균자책점 3.69로 부진했다.

히메네스가 두산에서 활약했던 2010년은 이대호가 롯데 시절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이라는 기록을 남긴 해였다. 히메네스 역시 이대호의 묵직하면서 날카로운 방망이를 피해가지 못했다. 한국 무대에서 둘의 상대 성적은 6타수 2안타. 주목할 점은 여기서 안타 두 개가 홈런과 2루타로 모두 장타였다는 사실이다.
특히 2010년 4월 18일 잠실에서 벌어졌던 둘의 대결은 히메네스에겐 잊고 싶은 기억이었다. 그날 히메네스는 5⅔이닝 8실점을 하며 한국에서의 첫 패배를 기록했었는데 이대호에게만 3타점을 허용했다. 이대호는 히메네스를 상대로 3회 동점 투런, 5회 쐐기 1타점 2루타 등 시원한 장타를 연달아 뽑아낸 바 있다.

이날 이대호는 히메네스를 상대로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이대호로선 일본 무대에서 타격 감각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 만했다. 1회엔 히메네스의 직구를 부드럽게 밀어쳐 워닝트랙 앞까지 가는 타구를 만들어 냈다. 또한 3회에는 좌익수 왼쪽을 빠르게 지나가는 안타를 만들어냈다. 펜스까지 굴러간 잘 맞은 타구였으나 워낙 타구 속도가 빨라 이대호는 2루까지 진루하진 못했다.
6회엔 이대호가 일본에 진출한 이후 가장 큰 타구가 나왔다. 마찬가지로 히메네스를 상대해 이대호는 바깥쪽 128km짜리 슬라이더를 힘껏 잡아당겼다. 타구는 좌측 담장까지 쭉쭉 날아갔으나 마지막에 힘을 잃고 다시 워닝트랙 앞에서 잡히고 말았다.
최근 이대호는 "공이 뜨기 시작하면 컨디션을 금방 찾을 것"이라며 자신한 바 있다. 이날 이대호는 히메네스를 상대로 세 타석 모두 잘 맞은 타구를 만들어내며 컨디션이 서서히 정상궤도에 올라서고 있음을 보여줬다. 누구나 손 꼽아 기다리는 '빅보이'의 일본무대 첫 홈런이 머지 않았음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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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세라돔(오사카)=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