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아웃을 유도한 환상의 캐치. 한화의 공격 흐름을 끊는 결정적 순간이었다. 롯데 외야수 전준우(26)가 그 주인공이다.
롯데·한화의 개막전이 열린 7일 사직구장. 0-1로 뒤진 한화가 3회초 한상훈의 볼넷을 시작으로 장성호-김태균의 연속안타로 무사 만루 황금찬스를 잡았다. 타석에는 5번타자 최진행. 롯데 선발 송승준의 초구를 받아쳐 중견수 쪽으로 빨랫줄같은 타구를 날렸다.
그 순간 롯데 중견수 전준우가 빠르고 낮은 궤적을 그리는 타구를 향해 달려들었다. 무릎부터 구부리고, 미끄러지는 벤트레그 슬라이딩으로 글러브 낀 왼손을 공을 향해 내밀었다. 지면과 거의 맞닿은 느낌으로 공이 글러브에 들어갔다. 그 순간 1루·2루·3루 주자 모두 일시정지.

전준우는 타구를 잡은뒤 재빨리 일어나 홈으로 원바운드 송구했다. 노바운드인지 숏바운드인지 판단이 되지 않은 주자들이 우왕좌왕했다. 3루주자 한상훈이 뒤늦게 리터치했지만, 전준우의 빠른 송구에 걸렸다. 전준우의 송구를 받은 포수 강민호가 한상훈을 쫒아 태그아웃. 그 순간 모두가 어리둥절했다.
전준우가 캐치했는지, 하지 않았는지가 핵심이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항의했다. 1루.심이 아웃을 선언했는데 2루심이 판정을 하지 않은게 이유였다. 4심 합의결과 더블아웃 판정. 최진행의 잘 맞은 타구를 슬라이딩으로 잡은 뒤 홈송구로 3루주자 한상훈의 협살을 이끌어낸 더블아웃이었다.
빠른 타구 판단과 절묘한 캐치 그리고 이어진 정확한 후속 동작으로 무사 만루 황금찬스를 순식간에 2사 1·2루로 만들어버렸다. 결국 한화는 후속타 불발로 무사 만루 찬스를 무산시켰고, 롯데는 3회말 조성환의 적시타로 추가점을 올렸다. 전준우는 5회말 류현진을 상대로 1점차에서 달아나는 우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타격에서도 공수에서 팀의 4-1 개막전 승리를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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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