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인삼공사, 다리와 심장으로 '기적' 연출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04.08 09: 44

[OSEN=이균재 인턴기자] KGC 인삼공사의 강인한 체력이 결국 기적을 만들어 냈다.
이번 시즌 원주 동부는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며 KBL 역사상 최고의 팀으로 불린 터라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챔프전서 동부의 압승을 예상했다. 챔프전에 처음 올라온 인삼공사가 역대 최다인 44승을 비롯해 최고 승률(0.857)과 최다 연승(16) 등을 기록하며 한국 프로농구의 역사를 새로 쓴 관록의 동부를 이긴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
하지만 인삼공사는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하는 뛰는 농구로 시리즈 내내 동부를 몰아붙였고, 결국 모든 이들의 예상을 뒤엎으며 4승 2패로 창단 후 사상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이상범 인삼공사 감독은 챔프전에 앞서 "우리 팀은 동부랑 어떻게 싸워야 할지 알고 있다. 체력전으로 하지 않는 이상 동부를 이길 수 없다. 좀 더 많이 뛰고 채찍을 가할 것이다"며 "활기찬 농구, 빠른 농구를 구사할 것이다"고 말하며 챔프전서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 감독은 전창진 KT 감독과 유재학 모비스 감독 등 선배에게 많은 조언을 구하며 철저한 준비를 했다. 선배들의 공통된 의견은 '상대를 가장 피곤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무기'였다. 이 감독은 동부산성을 함락시키기 위해 주저없이 '다리'와 '심장'이라는 칼을 빼내 들었고, 이 전략은 정확이 들어 맞았다.
체력이 이번 챔프전서 성패의 열쇠였다는 것은 동부와 인삼공사의 득점 분포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동부와 인삼공사는 챔프전 6차전까지 각 437점과 447점을 넣었는데 동부는 전반에는 226점을 넣으며 인삼공사의 211점 앞섰지만 후반에는 211점에 그치며 인삼공사의 236점에 크게 뒤진 것.
특히 4쿼터 득점은 87점에 불과해 113점을 올린 인삼공사에 한참 못미쳤다. 이는 인삼공사의 지칠 줄 모르는 체력에 동부가 얼마나 고전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챔프전의 빡빡한 일정 또한 인삼공사에 유리했다. 양팀은 1차전부터 4차전까지 5일 동안 무려 4번의 경기를 치렀다. 인삼공사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지만 30대가 주축인 동부는 진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동부는 체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4, 5, 6차전서 내리 패하며 준우승에 머문 것.
이 감독은 승리 후 "모두가 한 발 더 뛰어서 이긴 것이지 작전이 좋아서 이긴 것이 아니다. 선수들이 심장이 터지도록 뛰어줬다"고 말했고, 심지어는 3차전 패배 후에도 선수들이 많이 뛰어줬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승패에 상관없이 항상 체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달리는 농구를 하지 않으면 백전백패다. 우리가 먼저 지치느냐 동부가 먼저 지치느냐 모험 아닌 모험을 하는 것이다"며 "선수들의 가슴을 믿는다"고 말했던 이상범 감독. 결국 단순하면서도 위력적이었던 인삼공사의 '다리'와 '심장'이 기어이 큰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dolyng@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