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오늘처럼 날씨 좋으면 좋을텐데".(웃음)
원투펀치 동료가 개막전 난조를 보여주며 고배를 마셨다. 그만큼 팬들의 승리 열망이 더욱 커졌다. 그러나 천적과의 선발 맞대결이라 결코 쉽지는 않다. '써니' 김선우(35. 두산 베어스)가 팀의 시즌 첫 승 토대를 만드는 투구를 펼칠 것을 다짐했다.
김선우는 지난 시즌 16승 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하며 국내 무대 4시즌 중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150km 이상을 손쉽게 넘기던 직구 구속은 어느새 140km대 중후반으로 떨어졌고 빈도도 크게 줄어들었으나 변화구 구사력을 부쩍 높이며 수싸움에서 유리한 경기를 이끌었다. 그 덕분에 김선우는 야구 관계자들로부터 '기교투에 눈을 떴다'라는 칭찬을 받았다.

"그래도 최근 몇 년 간 중 가장 시즌 전 몸 상태가 괜찮았다. 다만 몸이 괜찮다보니 예전처럼 직구 위주 투구를 펼치려는 욕심이 언뜻언뜻 나와서 그 마음을 억누르고 지난해 내 투구를 정립하는 데 집중했다".
지난해 김선우는 넥센 타선을 상대로 1승 1패 평균자책점 5.29를 기록했다. 2010년 2승 1패 평균자책점 1.41로 천적 노릇을 하던 것과 달리 지난해는 6월 16일 잠실 넥센전서 5이닝 13피안타 9실점으로 무너지며 상대 평균자책점이 수직 상승했다. 인내심이 좋은 넥센 타자들이 체인지업에 쉽사리 스윙하지 않은 뒤 몰리는 공을 그대로 노려치며 김선우를 어렵게 했던 경기다.
반면 8일 선발 맞대결을 펼치게 될 문성현은 지난 2년 간 두산에 굉장히 강한 면모를 보였다. 2010년 두산 상대 6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했던 문성현은 본격적으로 선발진에 가세한 지난 시즌 두산전에 4차례 등판, 1승 1패 평균자책점 2.55의 성적을 남겼다. 두산 타선을 만나면 에이스 활약을 펼치던 문성현이다.
문성현과의 대결에 대해 김선우는 "일단 경기를 만들어가는 입장에서 내가 잘해야 한다"라며 스스로의 책임감을 내세웠다. 막연하게 타선 지원을 바라기보다 팀이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도록 선발로서 소임을 다하겠다는 뜻이다.
"개인 선발승으로 간다면 굉장히 좋겠지만 일단 1차 목표는 내가 선발로서 경기를 잘 만들어가는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다. 내가 상대 타선을 잘 막아야 타자들도 좀 더 수월하게 상대 선발을 공략할 수 있고 팀도 시즌 첫 승을 노릴 수 있을 테니까. 다만 바라는 점이 있다면 개막전처럼 날씨가 좋았으면 좋겠다". 몸 상태가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무릎 통증을 참고 마운드에 오르는 입장인 만큼 궂은 날씨가 아니길 바라는 김선우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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