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편집 음반으로, 틈새 시장 공략한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2.04.08 07: 25

[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4월초 음악시장은 남성 아티스트들의 치열한 각축장이 계속될 듯하다. 3월 빅뱅이 가요계를 평정한 후, 2AM•샤이니•씨앤블루 등 인기 그룹이 연이어 컴백을 했고 최 장수 아이돌 그룹 신화 마저 활동을 시작하면서 점입가경의 양상이 펼쳐지고 있는데, 허각•존박•버스커버스커등 “슈퍼스타K” 출신 가수들의 활약상도 역시 대단하다. 팝 음악계에서는 제이슨 므라즈(Jason Mraz)와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가 새 앨범과 신곡을 각각 발표 국내 음악 팬들에게 오랜만에 공개하면서 남성 가수 인기 독점 현상에 가세할 태세다.
마돈나(Madonna)와 아델(Adele)이 그나마 체면치레를 하고 있는데, 시스타와 포미닛 등 걸그룹이 컴백을 앞두고 있어서 4월 국내 음악 시장이 꽤 흥미롭게 전개될 것 같다. 이런 와중에 몇몇 음반사들은 확실한 컨셉(Concept)으로 기획된 컴필레이션(편집) 앨범을 발표 CD시장 공략에 나섰다. 남녀 가수들의 치열한 순위 경쟁의 장에서 음반사의 기획 상품들이 어떤 결과를 얻을 지 궁금하기도 한데, 현재 주요 판매 사이트를 살펴보니 대중의 선택을 받아 나름 선전중인 앨범들이 있어 아래 다섯 작품을 특별히 선정해 봤다.
- 실력파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한 산울림• 버디 홀리의 헌정 앨범 -

    한국 대중음악계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록 밴드 산울림. 올해로 데뷔 35주년을 맞이했는데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후배 음악인들이 대선배 산울림의 음악을 재해석한 헌정 앨범이 발표되었다. 1999년에 이미 22개 팀이 참여했던 “산울림 – 헌정 앨범 77 99”가 공개된 적이 있었는데, 13년 만에 기획 제작된 이번 작품은 록은 물론 R&B•힙합•재즈•국악•아카펠라 등 장르적 다양성이 돋보인다고 할 수 있다.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를 연주 노래한 김창완 밴드를 비롯 장기하와 얼굴들•10cm•알리•크라잉 넛 등 인기 뮤지션들과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 해금연주자 꽃별이 이번 헌정 앨범에 참여 산울림이란 위대한 밴드가 이룩한 업적을 음악으로 존경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링고 스타(Ringo Starr)•잭슨 브라운(Jackson Browne)•린다 론스태드(Linda Ronstadt)•브라이언 윌슨(Brain Wilson)등 팝 음악계 거장들이 참여한 헌정 앨범도 공개되었다. 바로 “Listen To Me – Buddy Holly”인데, 로큰롤 음악이 태동기인 1950년대 중 후반 큰 인기를 얻었지만 23세에 비행기 사고로 생을 마감해야 했던 버디 홀리(Buddy Holly)를 추모 헌정하기 위한 음반으로 만들어졌다. ‘Peggy Sue’•’It’s So Easy’•’Raining In My Heart’등 불후의 명곡을 남긴 버디 홀리. 열 여덟 팀의 쟁쟁한 팝스계 선후배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이번 헌정 음반을 통해 여전히 그와 그가 남긴 노래를 많은 사람들이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박칼린•이루마가 기획 선곡한 음반, 팬들의 화답을 기다린다-
  
  작년 해외음반 최다판매량을 기록한 앨범이 바로 “칼린 셀렉츠(Kolleen Selects)”였다. 박칼린의 탁월한 선곡과 예능에서의 인기가 합을 이뤄낸 결과였는데, 올해는 그녀의 주요 활동 영역인 뮤지컬 음악계의 히트 곡들을 선별한 “Kolleen’s Musical Choice”를 선보였다. 국내에서 뮤지컬이 여전히 많은 사랑을 얻고있고, 상당한 지명도를 갖고 있는 음악인 박칼린이 음반 수록 전곡을 선곡했다는 것이 폭넓은 구매층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으로 작용하는 듯 하다. “맘마미아(Memory)”•캣츠(Cats)•”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미스 사이공(Miss Saigon)”•”에비타(Evita)”등 유명 작품에 등장했던 뮤지컬 곡들이 주요 레퍼토리를 이루고 있기에 과연 작년에 이어 연타석 홈런을 기록할 수 있을지 발매 후 초반 성적은 꽤 양호하다고 한다.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로 데뷔 이후 정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이루마 역시 그의 이름을 걸고 컴필레이션 음반 “Recommends”를 선보였다. ‘친구에게 들려주고픈 음악’이란 부제를 갖고 있는 이번 앨범은 선곡에 있어서 피아노 선율이 담긴 곡 위주의 단조로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단번에 불식시키면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안배해서 수록하는 섬세함이 녹아있는 듯 하다. 특히, 앨범에 담긴 37곡에 대한 선정 이유를 이루마 본인의 글로 설명할 만큼 많은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고 하는데 과연 그의 각별한 노력과 관심만큼 음악 팬들 역시 화답을 할 지 결과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 컨셉의 중요성을 각인시킨 앨범 “어쿠스틱”
 
  최근 발매된 “어쿠스틱(Acoustic)”이란 앨범은 편집 음반의 기획 의도와 발매 시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가요•팝 두 분야 모두 어쿠스틱 음악의 선호도와 팬 층이 상당하다는 것은 칼럼을 통해 자주 피력했었다. 제이슨 므라즈(Jason Mraz)•데미안 라이스(Damien Rice)•브루노 마스(Bruno Mars)•킹스오브컨비니언스(Kings Of Convenience)•콜드플레이(Coldplay)•라디오헤드(Radiohead)등 인기 아티스트의 음악 가운데 어쿠스틱 사운드가 풍부한 트랙들로 가득한 앨범이 매장에 전시되어 있다면 관심을 갖고 살펴볼 것 같다. ‘짜깁기의 대명사’로 치부되기도 했던 편집 앨범.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그것의 좋은 본보기가 바로 앨범 “어쿠스틱”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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