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예능의 판도가 확 바뀌는 분위기다. MBC 노동조합 파업으로 벌써 10주째 결방중인 '무한도전'의 빈 자리를 노려 KBS 2TV '불후의 명곡2'가 약진을 계속하고 있다.
시청률조사기관 TNmS 집계에 따르면 7일 '불후의 명곡2'는 전국 시청률 13.9%를 기록, 토요일 TV 전체 예능 프로 가운데 선두를 달렸다. '불후2'는 올해 초 부분 개편 이후 시청자 호평 속에 꾸준히 시청률 상승세를 탔고 결국 토 예능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이날 맛본 것이다.
MBC 심야 성인토크쇼 '세바퀴'가 11.5%로 2위를 차지했고 SBS의 '스타킹'이 10.6%로 3위, KBS 2TV '연예가중계'가 9.8%로 4위, SBS '붕어빵'이 9.7%로 5위에 머물렀다.

오후 6시30분 같은 시간대의 토요일 예능은 그동안 '무한도전'의 아성으로 불렸다. 잠시 SBS '스타킹'과 1위 자리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 침체기를 거치기는 했어도 지난 수 년동안 줄곧 고정팬들의 확실한 지지 속에 MBC 예능 간판이자 장수프로로서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무한도전' 시작 이후 최장기 결방이란 돌발 사태가 발생하면서 '불후2'에게 역전의 기회를 제공했다. 문제는 '불후2'가 단순히 '무한도전' 빈 자리를 잠시 메우는 대타 역할에 만족할 프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실력파 가수들이 국내 가요계 전설들의 노래들을 놓고 경연하는 '불후2'의 무대는 예능의 재미와 드라마의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는 공연으로 시청자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박재범이 1980년대 최고의 인기가수 이은하의 히트곡 '아리송해'를 일렉트로닉과 팝핀을 결합한 편곡에 화려한 퍼포먼스까지 곁들이면서 활기차게 소화, 자신의 두 번째 최종 우승 감격을 맛봤다.
박재범은 명곡 판정단으로부터 394점을 받으면서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박재범의 우승은 지난해 9월 남진의 ‘그대여 변치마오’로 최종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두 번째다.
'불후2'는 앞서 한국 가요계의 영원한 디바 패티김을 전설로 초대한 무대에서 후배가수들의 열창에 감동한 패티김이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게 만드는 등 최고의 무대를 이어가고 있다. 출연 가수들이 두 명씩 청중평가단의 즉석 심사 속에 대결을 펼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의 감동 코드는 출연 가수들이 객석에 초대된 전설들을 진정 존경하는 마음으로 우러러 대하며 이들의 옛시절 히트곡을 저마다 정성을 다한 편곡으로 새롭게 부르는데서 시작된다.
'7080 가요무대'가 386세대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인기가요' '뮤직뱅크' 쇼 음악중심' 등 요즘 가요프로들이 10대들의 전유물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불후2'는 세대간의 끊어진 다리를 노래로 연결하는 유일무이의 TV 음악프로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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