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엄태웅의 흐뭇한 '1박2일' 사용설명서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2.04.08 10: 13

'엄포스' 엄태웅이 우월한 연기력으로 안방 접수에 성공했다. 그가 주연으로 나선 KBS 2TV 수목극 '적도의 남자'가 시청률 10%대 돌파를 달성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 아직 동시간대 경쟁작들 중 꼴찌이긴 하지만 방송가 안팎에서는 조만간 '적도의 남자'가 1위 자리에 등극할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워낙 입소문이 자자한데다 12%대를 기록 중인 '옥탑방 왕세자'나 '더킹투하츠'와의 시청률 간극이 워낙 좁기 때문이다. 결국 역전극은 시간문제란 것이 중론.
그야말로 '엄포스의 귀환'이다. 명불허전 연기력을 갖춘 그는 TV예능과 영화에 이어 드라마까지 대박 조짐을 엿보게 한다. 고정 예능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는 이런 순둥이가 따로 없다 싶더니 '적도의 남자'에서는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카리스마를 분출한다. 결국 예능과 작품 속 엄태웅이 완벽히 분리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1년여 전, 그가 '1박2일'로 예능 도전에 나선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하는 이들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아이돌 혹은 청춘스타도 아닌데 굳이 왜 고정 예능을 잡으면서 이미지를 소비하느냐는 부정적인 시선이 깔렸다. 인기를 지향하기보다는 연기파 배우의 행보를 걸어왔던 그가 갑자기(?) 국민예능에 뛰어든 것은 적잖은 놀라움을 안겼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엄태웅은 '1박2일'을 잘 활용한(?) 똑똑한 배우로 평가받게 됐다. 신비주의를 과감히 버렸고 답답한 포장을 풀었다. '엄순둥'이라는 친숙한 캐릭터로 진화,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 끌려 올렸을 뿐 아니라 작품까지 연이어 흥행하며 예능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는 팔방미인으로 부상했다. 높아진 인기만큼 따라붙은 CF는 덤이다.
이는 '적도의 남자' 속에서 시각장애를 안고 고통의 절규를 내뱉는 모습과 '1박2일' 속 엉뚱하고 순진한 모습이 완벽히 분리된 결과다. 배우임에도 불구, 오히려 예능 출연이 득이 된 대표 케이스인 것. 그는 본업과 부업 사이 스스로 철저한 장벽을 쌓고 연기할 때는 '엄포스'로, 예능할 땐 '엄순둥'으로 전천후 변신이 가능하다. '적도의 남자'를 보면서 '1박2일'의 엄순둥이 오버랩 되지 않는 것이 바로 증거. 물론 똑똑한 엄태웅의 출중한 연기력 덕택이 아닐 수 없다.
엄태웅은 최근 '적도의 남자' 촬영장 공개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1박2일'과 연기를 병행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다"며 "오히려 예능과 드라마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보여질 수 있는 게 재미있는 것 같다.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다른 재미를 느끼시는 것 같아 좋다"는 말로 예능과 연기를 병행하는 것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스스로 본업(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없이는 나올 수 없는 이야기.
결국 본업과 부업을 오가며 전혀 다른 영역을 구축할 줄 아는 똑똑한 엄태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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