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9, 투명 모니터, 홍채 인식 투표 등 OCN '히어로'(극본 구동회 김바다, 연출 김홍선 김정민)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공상과학 소재들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히어로'에 낯선 물건과 에피소드들이 등장하는 이유는 2020년을 배경으로 사건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히어로'가 근미래, 머지 않은 그렇다고 가깝지도 않은 2020년을 고집한 이유는 무엇일까.
방송에 앞서 진행된 '히어로' 제작 발표회에서 김홍선 감독은 "원해 2040년으로 생각했는데 그러면 CG에 많은 비용이 들어서 더 가까운 미래로 설정하기로 했다"고 농담조의 말투로 밝혔다. 그는 "갑작스럽게 영웅이 된 흑철(양동근)의 이야기를 그리기 위해서는 미래라는 판타지적인 요소가 필요했다. 전체 촬영분의 90% 이상은 그래픽 촬영으로 진행하려고 했는데 여러 사정을 고려해 2020년으로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히어로'에는 확실히 CG가 많이 등장한다. 시대적 배경 탓도 있겠지만 "드라마에 볼 거리를 만들어가는 부분이 필요하다"는 김홍선 감독의 지론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이번에 CG를 많이 사용했는데 그게 눈높이가 높아진 시청자들을 쫓아가고 따라갈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웬만큼 해서는 시청자들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히어로'는 리얼리티를 기반으로 한 느와르 액션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아울러 '히어로' 1회는 무영시장 선거에 나선 김훈(손병호)의 이야기로 문을 열었다. 믿음직한 아들 김명철(최철호)은 아버지의 당선을 위해 온갖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무자비함을 발휘했다. 이는 오는 11일, 제19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총선을 소재로 삼은 것 아니냐는 의문을 자아냈다.
당시 김홍선 감독은 "드라마 '야차'를 할 때, 그러니까 1년 전에 이야기 했던 것이다"며 "부조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개인적인 부조리도 있고 비리도 있는데 결론적으로 구조적인 부조리를 말하자는 큰 틀을 정했다. 작년에 올해 있을 총선을 생각하지 못했다. 부조리의 시발점은 권력이 형성되는 부분에서 다뤄야 했기 때문에 가져왔다. 2020년 근미래 설정과 무영시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결국은 현 시대에서도 벌어지는 일들이지 않을까 싶다. 그 부분을 담아내고자 노력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히어로'는 근미래인 2020년, 국가 파산한 한국과 부정부패가 만연한 가상의 도시 무영시를 배경으로 선과 악이 뒤섞이고 정의와 양심이 흔적을 감춰버린 혼란스러운 세상과 맞서는 슈퍼 히어로 흑철의 이야기를 담아가는 국내 최초 히어로 액션 드라마다. 매주 일요일 밤 11시 방송된다.
plokm02@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