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원보다 커브 각이 컸다."(이만수 SK 감독)
"폼이 예쁘고 잘 던졌던 투수."(선동렬 KIA 감독)
'어린왕자'로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원형(40) SK 코치를 당대 최고 거포와 최고 투수로 불렸던 이만수 SK 감독과 선동렬 KIA 감독은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SK와 KIA의 시즌 두 번째 경기가 펼쳐지기 직전 8일 문학구장에서 김원형 코치의 선수 은퇴식이 펼쳐졌다. 오픈카를 타고 등장한 김원형은 이만수 감독, 주장 박정권으로부터 꽃다발을 받았다. 특히 어릴 때부터 단짝 친구였던 포수 박경완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선수단은 김 코치를 헹가래로 축하해줬다.
김원형은 지난해 시즌 후 은퇴를 선언했다. 통산 21시즌을 보내면서 134승을 거둔 김원형이다. 당초 해외 지도자 연수를 생각했으나 팀에 남기로 했다. 현재는 루키군 투수 코치를 맡고 있다.
경기 전 만난 이 감독은 선수 김원형에 대해 "드롭성 커브가 일품이었다. 또 잘생겨서 인기도 좋았고 야구도 잘했다. 지금 넥센 한현희 같았고"고 회상했다.
이 감독은 "김 코치를 캠프 때 같이 가서 봤지만 잘 가르치더라. 나이 든 투수도 잘 다독이고 어린 투수에게는 경험과 노하우 등 많이 이야기를 나누더라"고 칭찬했다.
특히 "김 코치 때문에 SK가 더 좋아졌다. 좋은 지도자가 된 만큼 좋은 선수가 많이 나올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선동렬 감독은 "폼도 예쁘고 잘 던졌다. 잘 했으니 지도자 생활도 잘할 것"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1-0으로 이긴 경기도 많았지만 0-1로 진 경기도 많이 했다. 그 중 김기태에게 솔로홈런을 맞아 졌는데 그 때 김원형과 맞대결했다"고 웃었다.

김원형도 '무등산 폭격기'로 불렸던 선 감독과의 맞대결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1991년 쌍방울 입단 첫 해 신인시절이던 8월 14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해태전이었다. 더구나 1-0 첫 완봉승을 따냈다.
김원형은 "당시 나는 9연패 중이었다. 원래 맞대결은 아니었는데 비 때문에 맞붙게 됐다"며 "1승 후 9연패 중이었는데 시즌 2승째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어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입단해 어렸지만 심적으로 힘들었다. 못해도 계속 선발로 나갔기 때문에 선수와 팀에게 상당히 미안했다"며 "선 감독님이 나오셨다고 하니 '다들 졌다'는 분위기였다. 나 역시 그래서 아주 편하게 던졌던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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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형준 기자/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