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김희선 인턴기자] '괴물 에이스' 가빈 슈미트의 집중력이 또 한 번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주전들이 고른 활약을 펼친 삼성화재가 다시 한 번 대한항공을 꺾었다.
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 NH농협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삼성화재가 대한항공에 3-1(25-19, 24-26, 25-22, 25-21)로 승리를 거두며 V6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38득점으로 맹활약한 가빈은 물론 박철우(14점)와 지태환(9점, 블로킹 7득점)의 활약도 삼성화재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특히 1차전에 이어 대한항공의 공격을 봉쇄하는 블로킹 득점을 터뜨리며 승부처에서 활약한 지태환은 이날의 숨은 MVP였다.

1차전 4세트 36-34 혈전을 치른 두 팀이지만 3주의 휴식을 가졌던 삼성화재와 달리 피로도는 대한항공이 훨씬 높았다.
그 때문이었을까. 대한항공은 1세트부터 시종일관 삼성화재의 공격에 압도당하는 모습을 보이며 제 페이스를 찾지 못했다.
주전 세터 한선수 대신 황동일을 교체 투입하고 원포인트 서버로 주로 기용하던 김민욱도 적극 활용했다. 체력 안배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주특기였던 강서브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서브범실로 흐름이 끊긴 것이 치명적이었다. 마틴(32득점)과 김학민(14득점)의 분전도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1세트 5-7로 근소한 리드를 가져가던 대한항공은 가빈에게 연속 3개의 서브에이스를 허용하며 단숨에 역전당했다. 맹위를 떨치는 가빈의 공격을 막지 못했고 서브 범실만 8개를 기록하며 자멸, 25-19로 1세트를 빼앗겼다.
1세트를 허무하게 내준 대한항공은 2세트에서 삼성화재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신영철 감독은 1세트부터 부진한 모습을 보인 한선수 대신 황동일을 투입, 토스워크에 변화를 줬다. 결국 김학민과 마틴의 위력적인 후위공격이 살아난 대한항공이 쉽게 2세트를 가져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득점 후 번번이 서브범실로 흐름을 끊으며 점수차를 벌리는 데 실패하며 아슬아슬한 1점차 승부를 이어갔다.

먼저 매치포인트 상황에 간 쪽은 대한항공이었다. 삼성화재는 가빈이 백어택을 성공시키며 듀스까지 쫓아갔지만 이영택의 속공과 마틴의 오픈에 연달아 당하며 2세트를 26-24로 내줬다.
1세트씩 나눠가진 두 팀의 3세트는 본격적안 가빈과 마틴의 대결 구도를 띠었다. 3세트 첫 득점을 백어택으로 뽑아낸 가빈은 3세트에만 10점을 만들어내며 24-20으로 앞서 승기를 잡았다. 마틴 역시 홀로 8점을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25-22로 3세트를 마무리했다.
세트스코어 2-1로 다시 끌려가게 된 대한항공은 4세트에 이영택과 곽승석이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가빈을 막았다. 하지만 삼성화재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5-10으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박철우가 연속으로 블로킹을 성공시키며 추격의 포인트를 따냈다. 여기에 고희진이 서브에이스를 기록하며 분위기를 되돌렸다.
흐름을 탄 삼성화재는 단숨에 13-13 동점을 만들며 대한항공을 맹추격했다. 절묘한 타이밍에 터져준 가빈의 서브에이스와 백어택이 그대로 대한항공의 코트에 꽂히며 점수를 쌓아나갔다.
대한항공 역시 포기하지 않고 마틴의 맹공을 앞세워 삼성화재를 쫓았다. 그러나 역전을 허용한 대한항공은 4세트 막바지에 급격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며 25-21로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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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