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지 못할 산은 없었다. 이보다 통쾌할 수는 없다. 만년 2인자라는 기분 나쁜 말 보다는 결승전의 사나이라는 애칭이 가까운 순간이었다. 최강 프로게이머 반열에 올랐지만 현존 최강 프로게이머인 이영호의 그늘에 가려서 2인자 이미지가 강했던 '테러리스트' 정명훈(SK텔레콤)이 최대 난적인 이영호에게 짜릿하게 설욕했다.
정명훈은 8일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 특별무대에서 열린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2012' 시즌1 KT와 결승전 1-0으로 앞선 2세트에 출전했다. 상대는 비공식전을 포함해서 자신에게 15 번의 패배를 (6승) 안겨준 난적 이영호였다.
6번의 승리가 있었지만 이영호는 그동안 정명훈에게 최강의 장애물이었다. 프로리그와 개인리그를 가리지 않고 중요한 고비마다 이영호에게 무너지며 최강 게이머 대신 만년2인자로 불려야 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처음부터 이영호의 움직임을 철저하게 가둬두면서 경기를 지배했다. 첫 드롭십 벌쳐 견제는 실패했지만 재차, 삼차 드롭 공격을 성공시키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이영호의 움직임을 중앙 하단으로 봉쇄하면서 자신은 제공권과 중앙 지역을 지배하며 이영호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수세에 몰린 이영호가 최후의 카드로 대규모 드롭 공격으로 자신의 본진을 타격했지만 1시 지역 확장에서 레이스를 생산하며 이영호에게 쓰라린 패배를 선사했다.
공식전으로 6번째, 비공식전을 포함하면 7번째 승리였지만 승리의 무게는 확실히 다른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 소중한 승리였다.
scrap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