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진' 넥센 타선, 두산 원투펀치를 무너뜨리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04.09 09: 10

넥센 히어로즈 타선이 달라졌다.
넥센은 지난 7일과 8일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잠실구장 개막 2연전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7일 경기에서는 먼저 1점을 주고도 경기를 뒤집으며 6-2 승리를 거두고 2년 만에 개막전 승리를 가져갔다. 8일에는 10-5까지 앞서다가 막판에 아쉽게 11-13으로 패했다.

그러나 넥센은 분명 지난해와 달라져 있었다. 특히 짜임새가 생긴 타선은 상대 팀의 가장 강한 원투펀치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틀간 넥센이 상대한 두 명의 선발은 더스틴 니퍼트(31)와 김선우(35). 지난해 니퍼트와 김선우는 각각 15승(6패), 16승(7패)을 기록, 31승을 합작하며 8개 구단 가장 강한 원투펀치를 형성했다. 그리고 이번 개막 2연전에 나란히 출격하며 올 시즌에도 그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넥센의 타자들은 그 예상을 비웃듯 두 에이스를 나란히 두들겼다. 7일 개막전 선발로 나선 니퍼트는 4회까지 노히트를 기록하며 호투했으나 5회 2사 후 만루 위기에서 무명의 서건창에게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맞았다.
니퍼트는 이어 6회 3점을 더 내주면서 결국 이날 5⅓이닝 6피안타 1탈삼진 2볼넷 5실점을 기록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니퍼트를 끝까지 집요하게 공략한 넥센 타선의 승리였다.
니퍼트는 그나마 나았다. 김선우는 개인 최다 실점 타이 기록을 세웠다. 김선우는 8일 전날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나섰으나 1회 어중간한 내야 안타로 2점을 내준 것부터가 꼬였다.
김선우는 이후 4회를 제외하곤 매 이닝 실점하며 4⅓이닝 11피안타 1탈삼진 2볼넷 9실점이라는 기대에 못미친 기록을 남겼다. 팀이 8회 역전에 성공해 승패를 기록하지는 않았으나 순조로운 출발은 아니었다.
넥센은 이날 비록 막판 실점으로 패했지만 시즌 첫 선발타자 전원 안타 기록을 달성했고 김민우가 4타수 4안타 2볼넷으로 100% 출루, 강정호가 5타수 4안타 4타점을 기록하는 등 '터져주는' 선수가 나오면서 올 시즌 타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모두가 놀랐지만 넥센 타선의 성장은 예고된 일이었다. 지난해 8월 넥센에 새 둥지를 틀고 4번타자가 된 박병호, FA로 친정에 돌아온 이택근이 타선의 중심을 잡았다. 7일 개막전 승리 후 덕아웃에서 가장 큰 소리로 "이겼다!"를 외친 이택근은 특히 넥센 젊은 타자들의 새 정신적 지주가 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2군 감독으로 있던 박흥식 코치가 1군 타격코치가 되면서 지난 겨울 동안 박병호, 오재일 등 거포 유망주들의 스윙폼이 간결하고 임팩트 있게 교정된 것도 올해 수확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넥센은 두 경기를 치른 현재 타율 2위(.347), 장타율 1위(.493), 득점 1위(17점)를 달리고 있다. 아직 두 경기일 뿐이지만 시작이 나쁘지 않다. 박 코치는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우리 선수들이 이제 책임감을 갖고 타격에 임하고 있다. 이기기 위한 방법을 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은 것은 그 마음가짐을 시즌 내내 유지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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