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서건창-허도환, 인상깊은 '업둥이'들의 데뷔 첫 개막전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04.09 06: 42

'2012 팔도 프로야구'의 시작을 알린 지난 7일 개막전.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잠실구장 첫 경기를 한 시간 앞둔 오후 1시, 양팀의 개막 라인업이 공개됐다. 그리고 넥센에는 누구보다 자신의 이름에 흥분을 감추지 못한 선수가 둘 있었다.
주인공은 바로 내야수 서건창(23)과 포수 허도환(28). 두 선수는 각각 전 팀에서 한 경기에만 이름을 올린 뒤 방출됐다가 병역 문제 해결 뒤 다시 신고 테스트를 받고 넥센에 새 둥지를 틀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허도환은 2007년 두산에 지명돼 입단했고 서건창은 2008년 신고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은 바 있다.

두 선수는 팀에서 신인 한현희(19)를 제외하고는 유이하게 데뷔 후 처음으로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됐다. 거기에 개막 스타팅 멤버로 발탁되는 겹경사까지 누렸다. 허도환은 지난해 중반 정식선수로 등록돼 79경기에 출장했지만 지난해 말 넥센에 입단한 서건창은 아예 데뷔 후 첫 선발 출장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서건창이었다. 그는 팀이 0-1로 뒤진 5회 2사 만루에서 상대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1)를 상대로 깔끔한 중전 역전 적시타를 때려내 2타점을 쓸어담았고 이 안타를 결승타 삼아 팀은 역전승을 거뒀다. 서건창은 몇 차례 호수비를 더해 이날의 스타로 떠오르며 단숨에 자신의 이름을 야구팬들에게 알렸다.
허도환도 이날의 보이지 않는 수훈선수였다. 그는 우완 브랜든 나이트(37)와 배터리를 이뤄 나이트의 6⅔이닝 1자책 호투를 견인했고 3회와 5회 각각 10구, 8구 싸움으로 니퍼트의 진을 뺐다. 특히 허도환이 5회 2사 1,2루에서 풀카운트 대결 끝에 볼넷을 얻어내며 만루를 만든 것은 서건창의 2타점 역전 적시타의 발판이 됐다.
허도환은 8일 두 번째 경기에서는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멀티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서건창은 넓은 수비범위를 선보였고, 7회 안타를 신고해 넥센의 올해 리그 첫 선발 전원 안타 기록을 완성했다.
7일날 개막전을 앞두고 허도환은 서건창에게 "우리 오늘 열심히 해서 꼭 이기자"고 말했고 서건창은 웃으며 "생각보다 떨리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리고 두 선수는 나란히 인상깊은 플레이로 자신들의 데뷔 후 개막 엔트리 진입을 자축했다. 무명들의 힘. 바로 올해 달라진 넥센의 원동력이었다.
autumnbb@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