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부호 뗀 롯데 불펜, 지키는 야구도 가능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4.09 15: 50

임경완은 FA가 되어 SK로 떠났다. '60억원 FA 듀오' 정대현과 이승호는 각각 부상과 부진으로 개막 엔트리에 들어오지 못했다. 하지만 개막 2연전에서 롯데는 불펜의 지키는 야구를 선보이며 2연승을 달렸다.
롯데는 전형적인 타격의 팀으로 선발투수를 중심으로 한 마운드 운용을 펼쳤다. 예부터 불펜이 약한 팀의 전통과도 맥닿아 있는 부분.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듯했다. 수년간 불펜진을 지킨 임경완이 이적한 가운데 그 공백을 메우고자 데려온 정대현·이승호는 당장의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개막 2연전에서 보여준 롯데 불펜의 힘은 예상밖이자 기대이상이었다.
개막 2연전에서는 롯데는 2경기 연속 구원투수를 5명씩 투입했다. 지난해 경기당 평균 3.1명의 구원투수만 투입한 롯데라는 것을 감안하면 투수교체가 확실히 많아졌다. 양만 많아진 게 아니다. 질도 좋아졌다. 지난해 롯데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4.23으로 5위였지만 올해 개막 2경기에서는 9⅔이닝 무실점을 합작하며 위력을 떨쳤다. 더 놀라운 건 승계주자 8명 중 누구도 홈에 보내지 않았단 점. 무결점에 가까운 성적이다.

뉴페이스의 힘이 크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예비역 최대성과 신인 사이드암 김성호가 불펜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것이다. 특히 최대성은 2경기 연속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직구 최고 구속이 157km까지 나오는 등 150km대 초반의 강속구를 거침 없이 뿌리며 롯데 불펜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김성호도 독특한 투구폼과 타이밍으로 짧은 이닝에 더욱 위력을 떨치고 있다.
여기에 좌완 투수 강영식과 이명우도 중간에서 확실하게 능력을 보여줬다. 두 투수는 개막 2경기에서 각각 1이닝과 1⅔이닝 무실점으로 좌완 스페셜리스트 역할을 성공적으로 소화했다. 강영식이 구위를 앞세운 공격적 투구를 펼친다면 이명우는 제구 위주로 맞춰잡을 줄 아는 각기 다른 타입으로 상황에 따른 기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이용훈이 개막 두 번째 경기에서 선발 라이언 사도스키가 조기 강판되자 구원등판, 2⅓이닝을 1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롱릴리프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적생 김성배도 같은 날 ⅔이닝 무실점으로 성공적인 롯데 이적 데뷔전을 치렀다. 마무리 김사율은 개막전 세이브로 소방수로서 재신임받았다.
파이어볼러 최대성, 사이드암 김성호·김성배, 좌완 강영식·이명우, 롱릴리프 이용훈, 마무리 김사율로 불펜진이 짜여지면서 구색이 갖춰졌다. 개막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의문부호가 붙어있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이상이다. 양승호 감독의 불펜 활용폭도 훨씬 넓어졌다. 적재적소의 투수교체로 상대의 흐름을 끊었다. 양 감독은 "중간 투수들이 잘하고 있다. 아직 더 지켜봐야 하지만 최대성이나 김성호 같은 투수들은 맞더라도 정신적으로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막 2연전에서 보여준 롯데표 불펜 야구.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긴장감에 올해 롯데 야구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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