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7일과 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개막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SK는 개막 3연승을 달린 2010년과 2011년에 이어 3년 연속 개막전 연승을 기록했다. 이만수 감독 체제의 SK가 순조롭게 돛을 올린 셈이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는 2012시즌 SK의 특징을 단 2경기만으로 단정짓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SK의 강점으로 꼽히는 수비에서의 미묘한 변화가 관심을 모은다. 대표적인 것이 붙박이 3루수 최정(24)의 수비 위치다. KIA전 2경기에 나선 최정은 3루 베이스쪽 선상보다는 유격수 쪽으로 더 많이 옮겨 위치했다.
일반적인 3루수 위치보다 2~3발 정도 더 유격수 쪽으로 이동한 상태였다. 더불어 좀더 전진 수비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최정은 타자 혹은 주자 유무에 상관이 없이 대부분 그 자리를 지켰다. 상대적으로 7일 최윤석, 8일 박진만이 맡은 유격수 자리는 좀더 2루 베이스쪽으로 치우친 모습이었다. 마치 3루수와 유격수의 중간 형태인 '3유수'처럼 보이는 최정이다.

상대 타자 KIA 이용규도 "SK 수비 시프트가 올해는 좀 다르더라. 3루수 최정의 위치가 선상보다는 좀더 유격수 쪽으로 이동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시프트가 나에 대한 것까지는 않다. 거의 대부분 그 위치에 있다. 일시적인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이에 SK 관계자는 "확률에 근거한 시프트"라고 말했다. "타구가 선상 쪽으로 향할 경우 장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고 말한 그는 "하지만 확률적으로 선상보다는 3루와 유격수 사이인 3유간 안타가 나올 확률이 더 높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 "조 알바레즈 수비 코치와 이만수 감독 등 코칭스태프가 상의를 해서 결정한 시프트다. 미국 스프링캠프 때부터 꾸준하게 훈련을 했으며 시범경기를 통해 실전용으로 정착시켰다"면서 "상대팀, 타자, 점수차, 우리 투수, 볼 배합 등 다양한 경우의 수에 따라 조금씩 변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타구가 많이 가는 확률에 맞게 수비 위치를 이동시킨 것이다. 반대편에 있는 1루수와 2루수도 비슷하다. 조금씩 변화를 준 상태"라고 덧붙였다.
2000년대 초반 현대 시절 외국인 3루수 퀸란이 서 있던 위치와 비슷하기도 하다. 이에 이 관계자는 "그만큼 최정이 뛰어나기 때문에 가능한 수비 시프트다. 최정은 수비 범위가 넓고 핸들링이 좋다. 최정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평소보다 1~2발 더 전진수비를 펼치는 것은 그만큼 빠른 볼에 대한 대처를 두려움이 없이 해낼 수 있다는 뜻이다. 1~2발 앞서 볼을 처리해야 하는 것은 그만큼 바운드가 덜 되고 강습타구가 많아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야수 역시 마찬가지. 이 관계자는 "1~2발에 불과하지만 외야 수비도 좀더 당겼다. 대형타구가 많이 나오긴 하지만 내야와의 사이에 떨어지는 겨우가 더 많다"면서 전체적으로 확률적인 부분에 신경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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