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이병규의 만루포, LG에 긍정 효과, 삼성에는?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2.04.21 10: 01

LG 트윈스의 큰 이병규(38)가 4월 7일 2012 프로야구 개막전 대구경기에서 의미있는 만루홈런을 날렸습니다. 김기태(43) 트윈스 신임 감독의 데뷔전을 축하하는 팀의 주장다운 한방이었고 전력 누수, 경기조작 등으로 인해 올해 최하위권으로 꼽히는 가운데 지난 해 챔피언 삼성을 상대로 터뜨린 결승포였습니다.
반면에 작년에 리그 우승-한국시리즈 타이틀 획득-아시아 시리즈 한국팀 첫 패권 등 3관왕을 차지했던 라이온즈의 초보 사령탑 류중일 감독은 지난 해 원정 개막전에서 채태인의 만루홈런으로 KIA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것을 되돌려 받아 착잡했을 것입니다.
이날 만루홈런에 힘입어 6-3, 승리를 거둔 LG는 이병규와 김기태 감독 외에 가장 좋아했던 것은 선발 벤자민 주키치였습니다. 주키치는 6이닝을 1실점한 후 우규민에게 마운드를 물려주고 내려왔는데 경기 내내 덕아웃에서 초조한 기색을 보이다가 3점차로 이기자 동료들과 주먹으로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기뻐했습니다.

주키치는 지난 해 5월15일 목동 넥센전에서 8회 1사까지 볼넷 2개만 내줬을 뿐 11년만의 노히트노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으나 송지만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기록이 무산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8월 5일 잠실구장에서 한화와 홈경기에 8회 2사까지 안타는 물론 볼넷도 주지 않는 퍼펙트게임을 펼쳐 출범 30년째 한국프로야구 사상 첫 퍼펙트게임 기대를 부풀렸으나 8회 2사 후 이양기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아깝게 무산된 바 있습니다.
당시에도 주키치는 이날처럼 초조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담담한 표정있었는데 아마도 이날은 지난 해 여러 차례 자신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날린 경험을 생각했는 지도 모릅니다.
LG는 이날 1회초와 2회초 선두타자가 진루하고도 점수를 뽑지 못했지만 3회초 차우찬의 제구력이 흔들리며 만루 찬스를 잡고 이병규가 차우찬의 높게 형성된 141km짜리 직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만루포를 날렸습니다.
프로 16년째의 이병규는 특히 대구에서 강합니다. 2001년 4월 13일 대구경기에서 시즌 첫 홈런을 날리고 6월 12일엔 대구에서 연타석 홈런을 때리기도 했습니다. 2002년 4월 5일 대구 개막전에서 홈런 등 3안타를 기록하고 다음 날은 연속경기 홈런도 쏘았습니다. 2005년 8월 25일엔 4타수 4안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병규의 역대 개막전 7번째 만루홈런으로 첫 경기를 이긴 LG는 8일 삼성과 두 번째 경기에서도 사기가 올라 3-2로 제치고 2연승을 올렸습니다. 
올해도 우승 후보 0순위였던 삼성은 예상을 빗나가는 뜻밖의 2연패로 시즌 초반 힘들게 됐습니다. 지난 해 삼성은 4월 2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개막전에서 윤석민의 구위에 눌려 1-2로 뒤진 8회초 1사 만루에서 채태인이 구원투수 곽정철을 상대로 장쾌한 우월 홈런을 날려 6-2로 역전승을 거두었습니다.
삼성은 지난 해 시즌 초 두 달동안은 3~4위에 머무르다가 7월부터 선두로 치고 올라가 후반에 강한 모습을 보여 이번 2연패가 크게 걱정할 것은 없어도 마운드와 타선 정비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어 상당기간 시행착오가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김기태 감독에겐 행운도 따랐습니다. 8일 0-0으로 팽팽하던 8회초 이진영이 노아웃에 안타를 치고나가 다음 타자 김일경에게는 보내기번트를 지시했는데 김일경이 사인을 놓쳤는 지 강공으로 나가 호투하던 장원삼으로부터 담장을 맞추는 2루타를 때려 무사 2, 3루의 득점 기회를 만들고 단숨에 석 점을 뽑아냈습니다.
LG의 개막 2연전 승리는 2000년 4월 5일 사직 롯데전 3연승 이후 12년 만입니다. 8일 경기 후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을 믿었고 선수들이 참 잘해주었다. 특히 최동수, 이병규 등 고참선수들이 열심히 해주어 분위기가 좋다.”면서 ”이승엽과 최형우를 상대로 유원상을 밀고 나간 것은 둘다 왼손 투수를 상대하는 밸런스가 매우 좋아보여 오히려 우완인 유원상이 상대하게 하는 게 승산이 있다고 봤는데 적중해 다행이다.”고 작전과 선수들의 호응도가 일치한다고 말합니다.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선수단 전체가 해보고자 하는 긍정적인 분위기로 바뀐 LG가 예상을 깨고 좋은 성적을 올리길 서울팬들은 바랍니다.
/OSEN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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